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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빛 록발라드…지수현 '너의 그늘'

중앙일보

입력

록발라드 '너의 그늘'의 신인가수 지수현이 겨울의 문턱에서 힘차게 기지개를 폈다. 지난 여름 가요계에 모습을 드러낸 지수현은 수록곡 전곡을 작사·작곡·편곡하는 음악성으로 일찌감치 주목 받은 가수. 하지만 자신의 음악과 어울리는 '고독의 계절'을 기다리며 그동안 숨죽였었다.

개성있는 음악만큼이나 가수로 데뷔하게된 계기도 남 다르다. 흔한 통기타 무대나 언더그라운드 전력도 없이 그저 음악감상을 좋아하는 '일반인'이었던 지수현은 3년전 불현듯 가수의 꿈을 현실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년반 동안 홀로 작·편곡에 몰두했다.

앨범 제작에 착수한 뒤에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꼼꼼하게 그려놓은 악보를 소화할 마땅한 연주자를 찾지 못한 것. 결국 국내 정상급 세션맨 함춘호(기타)·강수호(그럼)·이태윤(베이스)·최태완(피아노) 등과 함께 음반을 완성했다. KBS교향악단 단원들의 현악연주도 빛을 발한다.

첫 작품〈트루리(Truly)〉는 한국적 감성이 살아있는 록발라드가 근간을 이룬다. 여기에 재팬록의 화려함, 프로그레시브록의 서사적인 분위기로 멋을 더했다. 특히 앨범을 준비하며 글레이, 라캉씨엘 등 일본그룹들의 음악을 많이 접했다는 그는 일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록발라드를 고집하며 시대조류를 역행한건 아니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 음악을 한 것 뿐이라'는 그는 앞으로 더 강한 메틀발라드를 연주하고 싶다며 음악적 포부를 밝혔다.

지수현은 첫 앨범의 가장 큰 불만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꼽는다. "녹음 일정에 쫓기다 보니 결국 보컬에 대한 미련이 가장 많이 남았다"며 "하지만 자연스런 감정 표현을 위해 최대한 기교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저·고음역을 넘나들며 시원스레 뽑아내는 힘 실린 목소리가 돋보이는 지수현은 선배가수 중 김종서의 보컬을 가장 좋아한다.

타이틀곡 '너의 그늘'은 떠난 세상을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애잔한 발라드. 9분 46초의 대곡 '행복'은 지수현의 음악성이 집약된 곡이다. '나의 사랑 천상에서'의 작사가 이경이 가사를 붙인 '처음으로 되돌릴 수 없는 너', 풍부한 현악 인트로로 시작하는 'I'll Never' 등도 듣기 좋다.

▶ 수록곡 듣기
행복
너의 그늘
I'll 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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