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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덕에 이익 보면 50% 돌려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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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협력회사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매년 3회 이상의 ‘협력업체 간담회’를 마련하고 있다.

세계적인 구리가공 기업이자 국내 방위산업의 선두주자인 풍산그룹은 ‘동반성장’ 개념조차 생소하던 2001년부터 일찌감치 협력사의 납품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왔다.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성장을 위한 핵심정책은 현금 결제라고 믿기 때문이다. 도입 시기만 보면 국내 업계 중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시설 투자를 할 때 6개월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는 선급금과 중도금을 지급해 설비를 납품하는 중소 업체의 자금 유동성을 돕는다. 매년 1000개 이상의 거래업체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거래 대금의 현금 결제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상호 경쟁력 향상 효과도 가져온다. 대기업은 높은 신용도를 이용해 자금을 싼 이자에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풍산이 중소 협력사의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함에 따라 협력업체는 줄어든 금융비용을 활용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 향상에 더 힘쓸 수 있다.

풍산의 또 다른 동반 성장 경영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성과공유제도’이다. 파트너사와 함께 개선활동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는 자율적인 개선으로 기술력을 축적하게 된다. 풍산 입장에서도 원가를 절감하고 장기적인 차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참여 파트너 사에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재료비가 절감되는 제안의 경우 절감 금액의 절반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인건비와 생산성을 향상하면 이를 금액으로 계산해 50%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제품 수명이 늘면 이로 인해 생기는 이득의 50%에 달하는 단가 인상을 보장한다.

풍산은 또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지원하고 있다. ‘협력업체 간담회’도 매년 3회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 중이다.

풍산의 동반 성장 전략은 그룹 내 상생의 노사관계와 맞물려 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풍산은 1980년대 말 첨예하게 대립했던 노사 갈등을 청산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건의 노사분규도 발생한 적이 없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2005년부터 전 사업장이 차례로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보람의 일터 대상’ ‘노사한누리상’ ‘노사상생협력 국무총리상’ 등의 큼직한 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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