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함께 공부방에 재능 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현대백화점이 2004년 시작한 헌혈 캠페인에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고객도 동참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1월 2일 첫 업무를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정지선 회장을 비롯한 200명 임직원이 서울 수서의 저소득층 500가구에 쌀 1만㎏과 라면 500상자를 전달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연탄 12만장을 나누며 새해를 열었다.

시무식에서 시작된 쌀 기부는 1월 정기세일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국 점포에 퍼졌다. 고객까지 동참시켰다. 세일기간 사은품을 받아가는 고객이 사은품을 받지 않고 대신 쌀을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사은품 제도’를 실시한 것. 이렇게 모인 쌀만큼 똑같이 현대백화점이 기부해 양을 두배로 늘렸다. 한달 동안 2만2000㎏을 모아 전달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점이 특징이다. 우선 헌혈은 9년째 계속하고 있다. 혈액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2004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13개 점포와 현대홈쇼핑 직원들이 참여한다. 그동안 헌혈을 한 인원이 연 5만명에 이른다. 누적 헌혈량이 2000만mL로 성인 4000명의 혈액량과 맞먹는다. 혈액암 어린이 환자 8500명이 수혈받을 수 있는 양이기도 하다.

더 오래된 활동은 자선바자회. 26년 역사를 자랑한다. 현대백화점이 세계패션그룹(F.G.I)과 함께 매년 봄·가을에 한다. 본점·무역센터점 등 6개 점포에서 열고 있으며 성금으로 지금까지 3700명 시각장애인의 개안 수술을 도왔다.

‘1점포 1공부방’ 활동도 있다. 13개 점포가 각각 하나의 공부방을 후원한다. 공부방의 시설을 고쳐주거나 도서를 기증한다. 또 점포 고객을 공부방과 연결해 고객의 재능을 공부방에 기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들은 ‘파랑새 선생님’이란 이름으로 영어·미술·음악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문화센터에 오래다니면서 재주를 익힌 고객이나 은퇴 교사가 많다.

매해 고객 100만명이 관람하는 문화홀 공연을 통해 ‘1000원 기부’를 활성화했다. 공연을 1000원에 보고 이 금액을 전액 기부하는 형식이다. 한 해 3억원이 모인다. 현대백화점 측은 “고객이 나눔에 참여하면 백화점의 사회공헌활동도 자연스럽게 상시 체제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부가 한 번에 그치지 않기 위해 고객과 늘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