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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중국 한자를 베꼈다"…중-일 상표권 갈등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우리 상표 베끼지 마!", "일본은 중국의 한자를 베꼈잖아!"

일본 사이에 상표권 등록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 13일 일본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의 발언이다. 1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회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민주당의 도모치카 시로 의원이 "일본 브랜드를 베낀 상표들이 중국에서 연이어 출원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자 에다노 경제산업상이 "대단히 중대한 문제"라며 "이런 일이 버젓이 통용된다면, 국가로서의 프라이드 문제가 아닌가. (중국에) 프라이드가 없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도모치카 의원이 언급한 상표는 일본 지자체의 고유 브랜드인 사과 상표 '아오모리(?森)'와 쇠고기 상표 '마쓰사카우시(松阪牛)' 등이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마쓰사카우시의 한자 '松阪牛'를 '松坂牛'로 바꾸거나, 아오모리의 한자 '?森'를 '??'로 살짝 바꿔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그 외에도 '사누키 우동(さぬきうどん)', 아리타 지역 도자기인 '아리타야끼(有田?)', 만화 캐릭터 '크레용신짱(クレヨンしんちゃん·한국이름 짱구)' 등이 그간 중국에서 비슷한 이름으로 상표등록돼 문제가 됐다.

에다노 경제산업상의 발언이 전해지자 중국 측은 강하게 반발헸다. 14일 환구시보에 의하면 중국의 선전대학교 지적재산권연구소의 주시에춘소장은 "일본이 중국의 상표를 도용한 경우도 많다"며 "중국의 유명과자 상표인 '다바이투(大白兎)'를 일본 게임회사가 상표로 등록한 것이 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에다노 경제산업상의 발언에 대해 "공평한 기준을 취한다면 중국을 비판할 수 없다"며 "국가의 프라이드까지 언급한 것은 정말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도 에다노 경제산업상의 '국가 프라이드'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환구망에는 "상표(商標)라는 두 글자의 한자도 결국 중국에서 훔친 거 아니냐", "난징대학살을 부인하는 일본이 국가의 프라이드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등의 감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어차피 기업간의 치열한 경쟁이다. 먼저 상표등록을 하지 않은 쪽이 잘못"이라는 글도 나오고 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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