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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의 자동차 콘서트 ② 카마로와 머스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쉐보레 카마로(왼쪽)와 포드 머스탱.

포드 머스탱과 쉐보레 카마로는 미국 머슬카(근육질 자동차)의 양대 산맥이다. 이들은 한국에서도 접전을 펼치고 있다. 둘은 출시 이후 오늘날까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데뷔는 머스탱이 2년 빨랐다. 1964년 당시 포드의 사업부장 리아이어코카는 출시 첫해 머스탱을 150만 대나 팔았다. 머스탱은 단숨에 미국 스포츠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년 뒤 GM은 질세라 쉐보레 카마로를 내놨다. 폰티악 파이어버드도 함께 선보여 기선제압에 나섰다. 또한 2세대는 머스탱보다 4년 앞서 출시했다. 하지만 머스탱의 인기는 여전했다. 2세대 머스탱은 74년 나오자마자 40만 대나 팔렸다. 79년엔 덩치를 키우고 V8 4.2L 엔진까지 얹어 3세대로 진화했다. 포드의 공세에 GM은 숨 고르며 기회를 살폈다.

3세대 머스탱의 인기가 시들해질 무렵인 82년, 카마로는 옳다거니 3세대로 거듭났다. 93년엔 4세대로 진화했다. 쉐보레 스포츠카의 꼭짓점인 콜벳의 V8 5.7L 엔진까지 품었다. 포드 또한 이듬해 4세대 머스탱으로 맞불을 놨다. 2005년엔 5세대가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1960년대 머스탱을 재해석한 소위 ‘레트로 디자인’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권용주 자동차 칼럼니스트

GM이 다시 역습에 나섰다. 2009년 4월 4세대 이후 명맥이 끊긴 쉐보레 카마로를 7년 만에 부활시킨 것. 5세대 카마로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범블비’로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대중적 인기는 판매로 이어졌다. 2009년, 5세대 카마로는 9개월 동안 6만6625대에 달했다. 반면 머스탱은 12달을 꼬박 팔았지만 6만1648대에 머물렀다. 반전이 시작됐다. 카마로는 2010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8만1299대가 팔려 7만3716대에 머문 머스탱을 따돌렸다. 지난해 역시 카마로의 승리였다. 8만8029대로 7만483대의 머스탱을 앞섰다. 카마로가 3년 연속 머스탱을 제친 것은 44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존심 구긴 포드가 가만있을 리 없다. 이렇게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된다.

권용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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