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원작 애니메이션 〈동급생과 동급생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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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만화의 시초는 우리나라의 고려시대 초기라고 전해진다. 그때는 위쪽에 그림이 그려져 있고, 밑에 글이 적혀있었다.(이런 형식은 우리나라 40년대 만화책하고 같다) 만화란 그때부터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내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중 야한 만화책은 에도 시대에 유행했던 '춘화'라고 불리 우는 풍속화에서 유래했다고 말한다. 춘화는 당시 사람들의 성욕 충족용이었다는데, 그 후 만화로 발전했고 그 흐름이 80년대 들어와 만화에서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분야로 발전했다.

그러던 90년대 초, 새로운 스타일의 18금 애니메이션으로서 〈크림 레몬〉이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우후죽순처럼 18금 애니메이션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류나 패러디, 독창적인 기법을 이용한 18금 애니메이션들로서 비디오 가게는 넘쳐났다. 18금 애니메이션의 춘추전국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사람들은 이야기했었다.

그때 18금 게임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던 '엘프 코퍼레이션'은 그때까지의 미소녀 게임과는 다른 〈동급생〉을 시장에 내놓았다. 연애 시뮬레이션에 18금 부분을 가미시킨 이 게임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엘프 코퍼레이션은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파인 애플사와 함께 〈동급생〉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온 것이 애니메이션 판 〈동급생〉이다.

게임으로서의 〈동급생〉은 고등학생인 남자 주인공이 여자 캐릭터 중의 한 명을 꼬셔서 성관계를 한다면 (혹은 공략을 하면) 엔딩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명씩 만나고, 공략해나간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게임 쪽에서는 여자 캐릭터마다 엔딩의 따로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한화마다 한 명의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고 주인공에게 공략되고 그 이야기가 끝날 때쯤 그 다음 편에 등장할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는 형식으로 끝까지 이어진다.

OVA(Original Video Animation)로만 출시된 〈동급생〉이 성공을 거두자, 엘프 코퍼레이션은 〈동급생〉의 후속으로 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동급생 2〉의 애니메이션판 제작을 결정한다. 제작회사는 〈동급생〉과 같은 소속인 애플사였지만, 참가 애니메이터가 호화판으로 바뀌었다. 애니메이션 〈동급생〉의 성공이 널리 알려지자, 유진(遊人)과 같은 18금 혹은 미소녀 만화계의 유명인 작가들이 대거 참가했던 것이다.

〈동급생 2〉가 〈동급생〉에 비해서 갖는 특징은 등장 여자 캐릭터가 늘어난 것과, '유미'라고 하는 메인 히로인의 등장이다. 또 서브 캐릭터도 늘리면서 코믹한 부분도 늘어났다.

스토리의 진행이나 한 회당 한 여자 캐릭터라는 기존 컨셉은 변화가 없지만, 기술면에서 화면이 선명해지는 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스토리면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바뀌어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부터 시작할 수 있었고(등장 인물 중 단 한 명이 〈동급생〉에서 출연한다), 호화 성우를 기용하여 늘어난 등장 캐릭터를 다채롭게 만들었다. 또 악역의 등장과 코믹함을 위해 등장한 인물들도 〈동급생 2〉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유이'의 등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유이'는 엔딩에서의 남자 주인공과 결혼을 함으로서 어중간하게 끝나버린 〈동급생〉에 비해서, 〈동급생 2〉는 좋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

고작해야 '18금'이라는 에로 애니메이션으로 〈동급생〉 시리즈를 봐선 곤란하다. 왜냐하면, 이 애니메이션은 이후의 18금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쳤고, 〈두근두근 메모리얼〉과 같은 미소녀 게임&애니메이션에까지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성년인 사람은 봐선 곤란하겠지만 성인 중에서 어쩌다 구할 수 있다면 한번쯤 보기에는 재미있을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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