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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하룻밤 판돈은 10억원"

중앙일보

입력

"대통령의 하룻밤 판돈은 10억원"

불법도박업자로부터의 뇌물 스캔들로 퇴진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필리핀의 조셉 에스트다라 대통령의 비리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엔 에스트라다 자신이 거액의 마작을 즐긴 '도박판의 큰손' 이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폭로됐다.

폭로자는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도박업자로부터 모두 4억페소 (약 1백억원)
의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사실을 국회에서 폭로, 궁지에 몰아넣은 루이스 싱손 일로코스수르주 지사.

그는 지난주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도박실태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에스트라다 대통령과는 30년 친구인 그는 "대통령이 나를 포함한 도박 친구들을 불러 주말마다 마작 파티를 즐겼다" 고 털어놓았다.

그는 "장소는 주로 대통령 관저와 정부 (情婦)
의 아파트등이 애용됐다" 며 "하룻밤 판돈은 4~5천만 페소 (약 10억~12억원)
까지 올라갈 때도 있으며 대통령이 모두 딸 때까지 계속해야만 했다" 고 말했다.

도박 멤버중에는 '밤의 내각' 이라 불릴 정도로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가진 측근들도 많았지만 도박판에서만큼은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신 한병에 1천달러 (약1백20만원)
짜리 고급 와인을 마셔가며 '여자 이야기' 만 늘어놓았다는 것.

싱손 지사는 "도박 멤버가운데 한 사람이 결국 파산, 올해 8월 이후로는 도박판이 열리지 않았다" 고 말했다.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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