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합의 … 246곳 전 지역구에 사실상 단일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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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오른쪽)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4·11 총선 야권연대 조인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결국 ‘한명숙-이정희 담판’에서 끝장이 났다. 10일 두 여성 대표가 야권연대 협상 테이블에서 손을 털고 일어선 시간은 새벽 3시30분. 22일 만에 끝난 지분 싸움이었다. ‘새벽 담판’을 통해 양측은 ▶민주통합당 무공천 지역(통합진보당 단일후보 지역) 16개(표 참조) ▶양당 경선 지역 76개에 합의했다. 통합진보당은 16곳을 얻어낸 대신 민주통합당 공천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56명의 후보를 사퇴시키고 11곳을 무공천해야 한다.

 야권연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한 호남지역의 경우 광주 서을 한 곳만 빼고 이번 협상에서 제외돼 단일후보 타이틀로 나서는 지역은 호남을 제외한 총 159곳(민주당 양보 지역 16곳+통합진보당 양보 지역 67곳+양당 경선 승자가 나설 지역 76곳)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는 호남은 어차피 범야권 후보 간의 대결로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양당이 사실상 전국(246개 선거구)에 한 명의 후보, 즉 야권 단일후보를 출전시키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통합진보당은 ‘19대 국회 원내교섭단체(20석)’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이다. 당초 민주통합당 무공천(통합진보당 공천) 지역 12곳, 양당 경선 지역 30곳 정도 선에서 협상 절충이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더 많은 지역에 후보를 내게 됐고, 경선 지역도 두 배 이상 더 받아냈다.

 민주통합당은 이정희(서울 관악을) 대표와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공동대표, 노회찬(서울 노원병)·천호선(은평을) 대변인 등 통합진보당 간판급 인사들에 대해선 ‘무공천’으로 배려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쳤으나 이들은 “민주통합당 후보와 경선을 치르겠다”고 배수진을 쳐 민주당 무공천 지역과 경선 지역을 더 받아냈다. 민주당과의 경선 지역에서 이들 네 명이 추가로 단일후보 출전권을 따내고, 정당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비례대표 의석을 보태면 교섭단체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통합당은 김근태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한반도재단 이사장을 공천한 도봉갑과 이학영 전 YMCA 사무처장이 출마한 경기 군포, 송호창 변호사가 공천장을 받은 경기 과천-의왕, 백혜련 전 검사가 출마한 안산 단원갑 등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들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그러나 76곳의 경선 지역에선 대부분 민주통합당이 이길 것으로 보여 민주통합당의 경우 ‘작게 주고 큰 걸 얻었다’는 평이다. 여론조사기관인 R&R의 배종찬 본부장은 “민주통합당 입장에선 공천 잡음을 털고 야권연대를 통해 국면 전환을 노리게 됐다”며 “지지율 5% 내외의 차이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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