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프리뷰]중국 성장목표 하향 ‘경제 황사’로 뒤숭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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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중국발 ‘경제 황사’로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앞서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총리가 8년 동안 고수해 왔던 ‘8% 경제성장 목표’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유럽 각국의 재정난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 7.5%로 낮춘 것이다. 원자바오는 2008,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했을 때도 ‘바오바(保八·성장률 8% 유지) 정책’을 유지했을 정도다. 우리에게 중국은 미국보다 더 많은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경제도 0.13%포인트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팽패했다. 그간 강세를 유지하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순식간에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코스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중국이 수출과 투자가 줄어 성장률이 낮아지지만 내수를 진작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전자·화학·기계업종 등도 수혜를 볼 수 있다.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중국발 황사가 서서히 가시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주말께 침울한 분위기를 확 바꾼 것은 그리스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를 사실상 넘겼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리스가 국가 부채 1070억 유로(약 158조원)를 감축하기 위한 국채 교환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리스에 대한 민간채권단이 국채에 53.5%의 손실률을 수용하고 나머지는 최고 30년 만기의 새로운 국채로 교환받는 내용이다. 그간 끊임없이 거론되던 그리스 디폴트라는 최악의 금융사태는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음 주 15일 0시를 기해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다. 이에 따라 미국산 청바지·핸드백·화장품·포도주 등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다. 자동차는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그만큼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청도 향후 100일간 대미 수출입화물의 신속 통관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은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FTA를 발효한 아시아 첫 국가가 됐다.

김시래 중앙일보 경제 에디터 s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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