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에게 실망…전교조만 빼고 대부분 등돌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공무원들이 곽노현 교육감에게 정말 실망했어요. 학교도 몇몇 전교조 교사만 빼고 대부분 등을 돌렸어요.”

 이점희(52·사진)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곽 교육감의 잇따른 ‘특혜·편법 인사’로 시끄러운 교육청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 위원장과 노조 대의원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 중단 ▶비서실 확대 철회 ▶비서실 권한남용 중단 ▶근무여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노조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이 노조엔 교육청과 공립 초·중·고 공무원 1000명이 가입했다. 조합원이 곽 교육감 업무 복귀(1월 19일) 후 두 배로 늘었다. 이 위원장은 “곽 교육감에 대한 불신이 커져 노조 가입이 급증했다”며 “교육청이 곽 교육감의 사조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신암초교 행정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직원들은 왜 교육감 비서들을 비판하나.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막기 때문이다. 비서들이 실·국장, 과장을 휘두르려 한다. 명백한 월권이다. ‘비서실 정치’가 ‘눈치 행정’을 낳고 있다. 국장도 결제 받으러 온 직원에게 ‘비서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그런 비서들을 보고 직원들은 ‘교육감이 대여섯 명 있다’고 말한다.”

 -곽 교육감은 소통을 강조하는데.

 “(곽 교육감은) 내가 조합원에게 e-메일을 보내는 것조차 막았다. 노조 활동을 막는 분이 ‘진보 교육감’이 맞는지 묻고 싶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해 비서들 특진은 철회됐다.

 “교육감의 인식은 그대로다. (기자간담회에서) 비서들을 ‘5급을 줘도 아까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5급 승진까지 15~20년 걸리는 공무원은 그럼 바보라는 말인가. 비서들 보고 ‘희생한다’고도 했다. 공무원도 곽 교육감 취임 이후 야근, 주말 근무가 잦아졌다. 이건 희생 아닌가.”

 지난달 말부터 노조는 곽 교육감에 대한 감사 청구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서명자가 600명이 넘어 곧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청 대응에 따라 교육감 퇴진 운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