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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의 〈밋 더 패어런츠〉 3주 연속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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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국민적 인기를 모으는 프로야구 월드시리즈도 로버트 드니로의 코믹 연기에 대한 영화팬들의 관심을 돌리지는 못했다. 드니로와 벤 스틸러가 예비장인과 사위관계로 출연하는 코메디물 〈밋 더 패어런츠(Meet the Parents)〉가 10월 20일부터 10월 22일까지의 북미주말 흥행에서 1,602만불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신작들의 추격을 다시 한번 따돌리고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올해들어 이같이 한 영화가 3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3월 달의 〈에린 브로코비치〉이후 처음이다. 〈밋 더 패어런츠〉가 개봉 17일 동안 벌어들인 총수입은 벌써 8,072만불에 달하는데, 영화를 제작한 유니버설사의 배급대표인 니키 로코는 최종적으로 미국내에서만 1억 3천만불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 다른 신작 코미디물로서 이번 주말의 강력한 1위 후보였던 브랜던 프레이저와 엘리자베스 헐리 주연의〈비대즐드(Bedazzled)〉는 이같은 〈밋 더 패어런츠〉의 지속적 강세에 밀려 1,311만불의 수입으로 2위를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 뒤를 이어 댄젤 워싱턴 주연의〈리멤버 타이탄스(Remember the Titans)〉와 새로이 선보인 가족 드라마 〈패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가 각각 992만불과 963만불의 수입으로 3위와 4위를 차지하였고, 미국내에서 상승하는 성룡의 인기에 힘입어 영어더빙판으로 뒤늦게 재개봉한 94년작 〈취권 2(The Legend of Drunken Master)〉가 4위와는 간극이 큰 385만불의 수입으로 5위를 차지하였다.

또 지난 주말에 개봉하였던 조앤 알렌 주연의 정치 스릴러 〈콘텐더(The Contender)〉는 349만불의 수입으로 6위를 기록하였다.

이번 주말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7,076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에 비해서는 4%가 줄어든 성적이지만,〈베스트 맨〉과〈더블 크라임〉이 각각 900만불과 760만불의 초라한 수입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13%나 증가한 성적이다. 이는 이번 주말에 월드 시리즈가 열렸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흥행성과로 판단되어 올 하반기 흥행전망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하였다.

이번 주말 2위로 개봉한 〈비대즐드(Bedazzled)〉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코믹풍으로 각색했던 동명의 67년도 히트작(스탠리 도넌이 연출하고 더들리 무어와 피터 쿡, 그리고 섹시 스타 라퀠 웰치가 주연했던)을 리메이크한 코미디물이다. 〈미이라〉의 청춘스타 브랜던 프레이저가 짝사랑하는 여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아름다룬 악마 엘리자베스 헐리(에스테 로더 전속모델 출신으로 최근 우리에게는 〈생방송 에드tv〉와 〈오스틴 파워〉로 알려진)에게 파는 주인공을 연기하는 이 영화의 연출은 〈내셔널 램푼의 여행〉 시리즈와 〈사랑의 블랙홀〉, 그리고 최근의〈애널라이즈 디스〉로 유명한 해롤드 레이미스가 담당하였는데, 그는 국내팬들에게〈고스트 버스터즈〉의 이반 역으로 알려져있는 코믹배우이기도 하다.

초기에 이 영화의 배급시기를 8월 중순으로 잡았다가 여름시즌 영화들과의 경쟁을 피해 이제서야 배급한 20세기 폭스측은 이 영화가 예상과는 달리 1위를 차지하지 못한 데 대하여 아쉬워할 만 하였지만, 폭스사의 미국내 배급대표인 브루스 스나이더는 이 영화가 어쨋든 예상되었던 흥행수입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엘리오트 리차드(브렌던 프레이저)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같이 근무하는 앨리슨 가드너(프랜시스 오코너)에 대한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지만 그녀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하여 엘리오트는 악마(엘리자베스 헐리)와 계약을 맺는데, 그의 일곱가지 소원을 실현하는 대신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넘기는 조건이다. 그의 첫 번째 소원은 부와 권력의 소유자가 되는 것. 다음날 아침 일어난 그는 자신이 콜롬비아의 마약왕이 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이제 그는 다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밝히는데, 그 즉시 키다리 NBA 슈퍼스타로 변신하여 모든 기록을 갱신하게 된다. 엘리오트는 이제 나머지 소원에서는 진지해지기로 결심하지만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악마는 언제나 그보다 한발 앞서 나아가고 있다. 그의 운명은?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시원치 않았으나 주인공 브랜던 프레이저의 연기에 대해서만은 하나같이 훌륭하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이 영화에서 기존의 근육질 바보 연기와는 달리 에이브러험 링컨에서 퓰리처상 수상작가까지 극중 주인공의 소원에 따른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하는 그에 대하여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브랜던 프레이저는 캐리 그란트의 전성기 이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슬랩스틱과 연기력의 결합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와 비슷하게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프레이저가 시나리오상에서 경험하는 육체적 변신들은 인상적이다... 그는 호감이 가면서도 우스운 인물을 그럭저럭 잘 묘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악마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헐리에 대해서,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악마로 보기에는 너무 차분하고 침착하다. 어떤 광대적 이미지가 빠져 있다."고 지적한 반면,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그의 리뷰 마지막에서 "중요한 점은 붉은 옷을 입은채 거만하고 희화된 걸음걸이를 걷는 그녀가 매우 강렬해 보인다는 점이다."며 그녀의 연기도 나름대로 훌륭했다고 평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내었다. 하지만 수많은 평론가들이 공통적으로 이 영화에 대하여 보인 반응 한가지는 적어도 이 영화보다는 피터 쿡과 더들리 무어가 주연했던(더들리 무어가 악마역으로 등장한다) 67년도 원작이 훨씬 재미있다는 점이었다.

이번 주말의 또다른 신작 〈패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소년으로 인하여 변화되는 세상을 그린 아름다운 가족용 영화이다.

사회선생님인 오이진 시모넷(케빈 스페이시)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서로서, 모든 것은 정돈되어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참을 수 없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한편, 앨렌느 맥키니(헬렌 헌트)는 혼자서 11살인 아들 트레버(할리 조엘 오스먼트)를 키우며 살아가는데, 양육비를 벌기 위하여 라스베가스의 칵테일 종업원 일 등 두가지 일을 맡아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지만, 별로 삶의 비전을 발견할 수 없으며 그 자신은 알콜중독자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큰 문제점은 아들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주고 싶어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이진은 트레버의 학급에 새로운 숙제를 내는데, 숙제의 테마는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무엇이 있으면 고쳐라."이다. 만일 좋아하지 않는 주위의 무엇이 사람이라면? 이제 트레버는 이 숙제를 실천하기 위해 나서고, 상처받은 두 영혼 오이진과 앨렌느는 트레버를 통하여 새로운 희망과 사랑을 발견한다.

영화에는 〈아메리칸 뷰티〉에서 절정의 연기를 선보이며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케빈 스페이시부터 〈식스 센스〉로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 그리고 역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던 헬렌 헌트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연기 경연을 펼친다. 연출은 인기 TV시리즈 〈ER〉로 알려진 후 핵폭탄이 등장하는 두 영화 〈피스 메이커〉와 〈딥 임팩트〉를 연출함으로써 블록버스터 감독의 대열에 오른 여성 감독 미미 레더가 담당하였다.

영화를 만든 워너 브러더즈 측은 이 영화에 대하여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었는데, 워너 브러더즈의 미국내 배급대표인 댄 펠만은 이 영화가 지난 10년간 영화들중 가장 좋은 출구조사평(전체 관객의 91%가 '매우 좋다' 또는 '좋다'는 반응을 나타내었고 80%는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한다고 표했다고)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다가오는 주말에는 이러한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더욱 훌륭한 흥행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였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나뉘어 졌다. 토론토 스타의 피터 하웰은 "이 영화는 어쨋든 올해 최악의 영화이다. 2000년 최고의 노골적인 자신감을 선보인 신파극,"이라고 혹평을 퍼부었다. 하지만 USA 투데이의 수잔 우슬로지냐는 "비록 진부한 컨셉이라 할지라도, 나를 포함해 극장에는 잔잔한 울음소리가 코러스를 이루었다."고 감상적인 면에서는 잘 만든 영화라는 반응을 나타내었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오컬트 스릴러물 〈로스트 소울(Lost Souls)〉이 324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고, 〈엑소시스트: 새로운 버전(The Exocist: The Version You've Never Seen)〉이 291만불의 수입으로 8위, 지난 주 개봉한 극장용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에피소드 〈레이디즈 맨(The Ladies Man)〉과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닥터 T와 여인들(Dr. T and the Women)〉이 각각 281만불과 238만불의 수입으로 9위와 10위를 기록하였다.

한편, 올해의 〈아메리칸 뷰티〉가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는 개봉 6주째인 이번 주말에 124만불의 수입으로 12위에 머무르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제작사인 드림웍스측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게 되었다. 이 영화의 지금까지 총수입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2,871만불에 불과하다.

다음 주말에는〈블레어 윗치 2: 어둠의 책(Book of Shadows: Blair Witch 2)〉를 선두로 존 트라볼타와 리사 쿠드로우가 주연한 〈럭키 넘버스(Lucky Numbers)〉와 아동용 코메디물 〈리틀 뱀파이어(The Little Vampire)〉 등의 세 편이 전국개봉에 나서는데, 이중에서〈블레어 윗치 2〉의 경우, 〈밋 더 패어런츠〉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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