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강업계 6위 ‘세아베스틸’ …대구 제치고 창녕 가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난해 5월 12일 경남도 투자유치과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북 군산에 본사를 둔 ㈜세아베스틸(이하 세아)에서 공장부지 15만㎡(5만평)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투자유치과 직원들은 곧바로 세아 측이 찾는 부지 물색에 들어갔다. 바지선 이용이 가능한 해안가인 고성과 통영지역, 즉시 입주 가능한 함안 산업단지, 올 해말 완공 예정인 창녕 대합산업단지 등 4곳을 추천했다.

 세아 측은 같은 해 6월1일 후보지 4곳을 답사하는 등 장·단점 분석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다음날 서울에서 투자설명회를 열면서 세아 측 실무책임자를 초청했다. 투자 때 지원제도를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경남도는 이 자리서 대도시인 대구에 가깝고 교통이 편리하며, 부지가 싼 대합산업단지를 적극 권유했다.

 지난해 10·11월 세아 회장·대표이사 등이 대합산업단지 등을 방문하고 지원제도를 놓고 경남도·창녕군과 협의했다. 당시 세아 측은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대구사이언스파크)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세아는 경남도에 공장부지매입비 50%인 최대 180억원의 무이자 융자, 154㎸ 전력 지원, 단지 내 배치업종 조정 등을 요구했다.

 오춘식 경남도 투자유치과장이 김두관 지사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김 지사는 세아의 도내 투자가 반드시 성사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경남도·창녕군은 실무팀을 꾸려 세아 측과 본격 협상에 들어갔다. 이 사이 김충식 창녕군수가 세아 본사를 방문해 창녕 투자를 호소했다. 여러 차례 협상이 진행된 지난 2월 17일 세아 측은 대합산업단지 투자를 결정했다. 경남도가 부지 매입비 130억원 무이자 융자지원과 전력공급 등 기반시설 공사비 100억원 가운데 10억원 지원, 창녕군이 사원아파트 건립부지 매입비의 30%와 종업원 고용지원 등을 제시한 결과다.

 세아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다른 광역자치단체에 없는 ‘공장부지 매입비 지원제도’였다는 평가다. 경남도는 2004년부터 투자유치진흥기금 777억원을 확보해 50억원 이상 투자하고 100명(군지역 50명)이상 고용하는 업체에 부지매입비의 50%까지 5년 거치 3년 균분상환조건으로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부지매입비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15개 업체에 721억원이 지원됐다. 대합산업단지가 ㎡당 19만원(평당 63만원)으로 대구 국가산단(평당 90만원 정도)에 비해 싼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경남도·창녕군과 세아베스틸은 최근 경남도청에서 투자협약을 맺었다. 대합산단 19만여㎡(6만평)에 2015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600명을 고용하는 제2공장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이달 부지 매매계약을 하고 5월에 착공해 2013년 9월 공장가동에 들어간다는 게 세아 측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세아그룹 소속의 제강회사.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매출액 6위다. 종업원 1500명, 연간 매출액 2조 4847억원 규모로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의 대부분을 제조하고 있다. 창원·울산·부산 등에 거래처가 많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