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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만들기] 8. 위기 때가 투자의 적기

중앙일보

입력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부자 아빠가 되기도 하고 가난한 아빠로 전락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 차이는 '위기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는 것.

'위기방심형' 투자자인 회사원 김동석(44.서울 강남구 도곡동 거주)씨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위험관리를 잘못해 큰 손해를 본 케이스다.

그는 거래업체의 권유로 지난해 6월 이동통신 업체인 H사 주식 1백주를 주당 5만원에 장외시장에서 사들였다.

6개월 뒤 코스닥에 등록된 이 회사 주식은 연일 상한가를 이어갔고, 金씨는 하루면 2백만~3백만원씩 불어나는 주식 값을 계산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6개월만에 투자원금 5백만원은 3천만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金씨는 주식을 더 사야겠다고 결심,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아 3천5백만원을 마련하고 매일 '사자' 주문을 냈다.

매물이 없어 3주 가까이 주식을 사지 못하던 金씨는 폐장일인 12월 28일에야 주당 30만9천5백원에 1백10주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올 1월 4일부터 金씨가 산 H사 주식은 하한가로 출발해 요즘은 주당 4만원대로 떨어졌다.

金씨는 그간 여러 차례 손절매를 할까 고민했지만 주식관련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50만원까지 오른다' 는 글을 읽은 터라 미련이 남아 계속 시간을 끌게 됐다.

결국 金씨는 4천만원을 투자한 주식이 현재 채 9백만원도 안되게 떨어져 무려 3천여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반면 '위기활용형' 회사원 박경식(47.경기도 성남 거주)씨는 위기상황을 이용해 재테크에 성공한 경우다.

1998년 6~7월 주가지수가 사상 최저치인 300포인트 이하로 곤두박질치자 朴씨는 은행에 가입한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8월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가하락이 자신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9월부터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면서 4천만원을 투자한 朴씨의 재산은 12월말 7천5백만원으로 불었다.

朴씨는 투자원금 4천만원을 즉시 회수, 부동산에 투자하고 주식은 이익금인 3천5백만원어치만 남겨뒀다.

주변에선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가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위기 뒤에 기회' 가 올 것이란 게 朴씨의 또 다른 예상이었다.

朴씨는 99년 1월 분당의 27평형 급매물 아파트를 1억2천만원에 사들여 6천만원에 전세를 놓았다.

전세를 끼고 산 셈이라 아파트 매입에 든 돈은 주식투자 원금(4천만원)과 은행 대출금(2천만원), 각종 세금과 부대비용 4백만원 등 모두 6천4백만원이었다.

계속 주식에 투자한 3천5백만원은 수익이 날 때마다 이를 찾아 은행 대출금 2천만원을 상환하고 ▶개인연금신탁(1천4백만원)▶장기주택마련저축(7백만원)▶주택청약부금(4백만원) 등에 가입하는 등 4천5백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 3천5백만원의 주식 투자금은 평가액이 7백만원으로 줄었지만, 그간 4천5백만원어치 수익을 올린 만큼 결과적으로는 1천7백만원의 이득을 본 셈이다.

결국 그는 4천만원을 투자해 1년새 1억2천만원짜리 아파트(전세 6천만원), 은행연금 등 2천5백만원, 주식투자 잔액 7백만원 등 9천2백만원으로 재산을 두배 넘게 불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金씨와 朴씨의 경우에서 배울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투자요령은 이렇다.

첫째, 위기가 오면 대부분 사람들은 움츠리지만 '위기 뒤엔 기회' 가 반드시 오게 돼있다는 점을 이용하라. 기회를 타려면 위기 때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위험 투자일수록 원금을 신속히 회수하라. 朴씨는 이익이 날 때 과감히 원금을 회수하고 이익금만 재투자했다. 반면 金씨는 이익금을 회수하지 않아 원금마저 날리게 됐다.

셋째, '아니다' 싶으면 방향을 바꾸거나 잠시 여유를 갖는 게 낫다. 투자를 잘못해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단시간에 회복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는다. 다음 파도가 분명히 올 것이기 때문이다.

서춘수 과장 <조흥은행 재테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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