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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국장에 거액줬다"…불법대출 정현준 사장

중앙일보

입력

금융감독원의 장내찬 국장이 감독 대상인 동방상호신용금고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금감원이 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이 동방금고로부터 6백5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 사장은 지난 2월과 6월 장국장 등 금감원 직원에게 현금과 주식을 뇌물로 건넸다고 폭로했다.

금감원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23일 "동방금고 노조로부터 정현준 사장이 평창정보통신 주가관리를 위해 조성한 사설펀드에 금감원 장내찬 국장이 1억~1억5천만원 정도를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금고측이 이 주식을 시가의 3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되사주는 방법으로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제보를 받아 조사 중" 이라고 밝혔다.

金국장은 "장내찬 국장은 현재 금융연수원 연수 중인데 혐의가 알려진 뒤 소재 파악이 안되고 있다" 며 "뇌물수수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곧바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DL 정현준 사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지난 6월 동방금고의 이경자 부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금감원 직원이 KDL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어 이를 보상해줘야 한다고 요구해 6월 21일 손모씨 명의 계좌에 3억5천9백만원을 입금했다" 며 "P은행 언주로지점에서 발급한 타행환 무통장입금 확인증을 보관하고 있다" 고 폭로했다.

정사장은 또 "지난 2월에는 이경자 부회장이 대신금고 이수원 사장을 통해 금감원 직원에게 평창정보통신 주식 3만주를 당시 시가의 3분의1 수준인 8천1백원에 넘겨줘야 한다고 말해 평창정보통신으로부터 주당 2만7천원에 10만주를 매입, 이중 3만주를 이수원 사장에게 건넸다" 며 "당시 주식매입 대금 2억4천3백만원은 이경자 부회장이 내 명의의 통장에 입금했다" 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Y업체가 신주인수권부 사채(BW) 발행과 관련, 금감원의 조사를 받자 이경자씨를 소개해 줬고, 李씨가 10억원대의 로비자금을 뿌려 사건을 무마했다" 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같은 정사장의 주장에 대해 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은 "금감원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며 "전혀 사실무근"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증권업협회는 23일 한국디지탈라인이 부도나기 하루 전인 20일 4백만주가 대량 거래된 것과 관련, 내부자거래 혐의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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