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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돈봉투’ 수사 결과… 검찰 내부 반발설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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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소속 검사가 수사 결과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주장이 민주통합당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부인했지만 “해당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던 것은 사실”이라는 내부 주장이 나온 데 이어 수사팀 내 불만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제보에 따르면 박희태(74) 전 국회의장 수사에 불만을 품고 사표를 냈던 검사가 있다”며 “이 검사는 일주일 동안 휴가를 갔다가 최근 출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해당 검사는 기획검사로 이번 사건의 수사를 직접 담당하지도 않았고, 사의를 표명한 적도 없다. 디도스 수사팀에 파견 갔다가 돈봉투 사건 기획검사를 맡는 등 고생을 많이 해 5일 동안 휴가를 보낸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돈봉투 수사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과도한 업무부담과 와병 중인 부친에 대한 치료 등이 이유였지만 해당 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돈봉투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내부에서 적지 않은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에서는 30개 당협 사무실 살포 목적으로 은평구의원들에게 전달됐던 2000만원과 관련해 안병용(54) 은평갑 당협위원장만 구속된 데 대해 “공평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뇌부가 2000만원 살포 시도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인사들에 대한 강경 처리를 만류했고 수사팀이 이에 반발했다는 게 검찰 내부의 전언이다.

 실제 검찰은 한 은평구의원으로부터 “박희태 전 의장 캠프 사무실에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인사를 한 뒤 그의 책상에 있던 돈봉투를 가지고 나왔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김 전 수석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 전 수석은 고승덕 의원에 대한 300만원 돈봉투 전달에 관여한 혐의만 적용받아 불구속 기소됐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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