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로 그린 영화, 전성식 '배니싱 트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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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입곡 전부를 국내 창작 재즈곡으로 채워 화제가된 영화〈배니싱 트윈〉OST가 발매됐다. 영화의 개봉과 때를 같이하지 못해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재즈팬이라면 꼭 짚어봐야할 뜻 깊은 음반이다. 아울러 계절의 낭만과 어울리는 일본 팝가수 오노 리사의 보사노바 모음집을 소개한다.

■Vanishing Twin/ 전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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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ing Twin
Coyote
Vanishing
무의식

지난 9월 개봉했던 윤태용 감독의 미스터리 섹스영화〈배니싱 트윈(Vashing Twin)〉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앨범.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쓸쓸하게 막을 내렸지만, OST만큼은 국내 재즈팬들의 입에 오래도록 회자될 명반이다.

우선 영화에 삽입된 23곡 모두가 창작 재즈곡이다. 한국 영화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획기적인 시도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즈쿼텟을 이끌고 있는 베이시스트 전성식이 전곡을 만들고 연주도 맡았다. 촬영된 필름을 직접 보며 악상을 떠올렸고 하루 만에 스튜디오 녹음을 끝냈다. 루이말 감독의 프랑스 영화〈사형대의 엘리베이터〉에 시종 흐르던 마일스 데이비스의 즉흥 연주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배니싱 트윈〉은 전성식의 솔로 앨범으로도 손색이 없다. 영화음악의 틀을 빌렸지만 한국 재즈의 기린아가 선보이는 창작 재즈를 완성된 한 장의 음반으로 만나는 건 가슴 뿌듯한 일이다. 곽윤찬(피아노), 손성재(색소폰), 크리스 바가(드럼, 비브라폰) 등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동료 연주자들이 협연했다. 경쾌한 리듬의 스윙부터 비밥, 블루스, 쿨, 라틴 등 다채롭고 감각적인 재즈 선율이 숨가쁘게 흘러간다.

■Pretty World/ Lisa 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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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Homme Et Une Femme
My Cherie Armour
Be With You
Pretty World

89년 데뷔 이래 서구적인 팝사운드, 매력적인 허스키 보컬로 일본팬을 사로잡았던 오노 리사의 2천년 새 앨범. 19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스탠더드 팝 명곡들을 보사노바 풍으로 노래했다. 청량한 어쿠스틱 기타선율도 오노 리사의 솜씨다. 영어 앨범이라서 국내에서도 라이선스로 발매될 수 있었다.

프랑스 영화〈남과 여〉의 주제가 '남과 여(Un Homme Et Une Femme)'를 시작으로 스티비 원더의 '마이 체리시 아모(My Cherish Armor)' '유 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비틀즈의 '예스터데이(Yerterday), 조지 밴슨의 노래로 유명해진 '디스 마스커레이드(This Masquerade)' 등 주옥같은 곡들을 기분 좋은 재즈 사운드로 들려준다.

네 번째 트랙에 담긴 '비 위드 유(Be With You)', '미스터 톰(Mr.Tom)'은 이 앨범을 위한 순수 창작곡. 오노 리사와 프로듀싱을 맡았던 데오다토가 함께 만들었다. 앨범 속지에 리사의 친절한 곡 설명을 곁들였다.

■명작 Jazz In J-Pop 1·2·3/ Kenny James Trio

幸せな結末
Thunderbird
First Love

3차 대중문화개방 이후에도 일본어 음반의 국내출시는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일본 가수의 히트곡을 연주나 영어노래로 옮긴 음반의 출시가 줄을 잇고, 개중에는 깊이 없는 음악으로 팬들을 실망시키기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소개하는〈재즈 인 제이-팝(Jazz In J-Pop)〉시리즈는 일본가요의 대용품이 아닌 순수 연주 음반으로도 충분한 소장 가치가 있는 '괜찮은' 앨범이다.

지난해 일본에서도 발매한 이 시리즈는 재즈 마니아는 물론 팝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자연주의 음악가 카미야마 주니치가 편곡을 맡아 팝, 댄스 심지어 록 음악까지 아름다운 스탠더드 재즈로 바꿔 놓았다. 연주는 케니 제임스 트리오가 맡았다. 국내에선 록 레코드의 '명작' 시리즈로 출시됐다.

〈재즈 인 제이-팝〉총 세 장의 앨범으로 구성됐다. '제이-팝 메가히츠'와 '제이-록 메가히츠'는 각각 팝가수 오오타키 에이이치, SMAP, 퍼피와 TM레볼루션, 글레이, 에브리 리틀 씽 등 록그룹의 노래를 담았다. '우타다 히카루 송스'는 일본 최고의 스타 우타다 히카루의 노래만을 모아 재즈로 연주한 작품이다. 앞으로 '쿠와타 게이스케 작품집', '타마키 코우지 작품집' 등을 계속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