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3인방에 도전한다' 미겔 테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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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아메리칸 리그에는 '유격수 3인방' 또는 '유격수 빅3'란 말이 생겼다. 바로 보스턴의 노마 가르시아파라, 뉴욕 양키스의 데릭 지터, 시애틀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수비부담이 많은 유격수를 맡으면서도 공수주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어서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메이저리그를 이끌어갈 주역로 꼽히고 있다.

올해도 '3인방'의 활약은 멈추질 않았다. 보스턴의 가르시아파라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로 나오지 않았던 4할에 도전했으나 막판 페이스가 쳐지면서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3할7푼2리의 타율로 아메리칸 리그 타율 1위에 올랐다.

시애틀의 로드리게스는 그야말로 MVP급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는 팀 동료인 에드가 마르티네즈와 함께 켄 그리피 주니어가 없는 시애틀의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 역시 40개 이상의 홈런을 쳐냈으며, 볼넷을 처음으로 100개 이상을 얻어내면서 예년에 비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양키스의 지터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으나 6월 이후 타격감각이 되살아나면서 맹타를 휘둘렀다. 그리고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대신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지터는 올스타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3인방의 아성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유격수 미겔 테하다이다. 테하다는 마이너 리그 시절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작년에도 20홈런 이상을 쳐낸 이미 '될성 부른 나무였다'.

테하다는 올해도 오클랜드 막강타선의 한축을 담당하면서 자신이 가진 장타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그 결과 30홈런을 쳐냈고, 타점역시 115타점을 기록했다. 이 성적은 3인방에 비교해봐도 전혀 뒤지지 않는 타격 실력이다.

3인방이 팀에서 위치하고 있는 자리가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면 미구엘 테하다는 점점 발전하고 있는 대기만성(大器晩成)형이라 볼수 있을 것이다.

테하다의 가장 큰 단점이라하면 정확성인데 97년 빅리그 데뷔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내년이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대해볼만 하다.

테하다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만을 살려서 그가 가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아메리칸 리그의 유격수는 3인방이 아닌 4인방이 될 것이다.

오클랜드의 야심작인 미겔 테하다의 내년 시즌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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