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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사이버폴리스…‘채터’ 영역은 무궁무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명규 대표와 원필의 프로 채터들은 모두 채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이들. 지난 7월 말 열린 ‘프로 채터 경연대회’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8명 가운데 5명이 원필의 채터들이었다.

ID 아라미스(a ramis). 채팅을 즐기는 젊은 ‘챗족’이라면 이 아이디만 보고도 당장 달려온다. 아라미스는 채팅계에 소문난 입담, 자칭 1세대 프로 채터인 한명규씨(28)의 ID이기 때문.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기만 한 프로 채터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언변과 재치, 상식으로 대화방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노련함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더불어 ‘프로’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 아직은 적지만 곧 프로 게이머만큼 각광받는 직종이 될 겁니다.”

8년 전 천리안 시절부터 채팅을 시작했다는 그는 올해 초 인터넷 채팅의 확산을 보고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 지난 6월 ‘원필(http://www.onefeel.co.kr)’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한대표를 비롯 12명의 프로 채터가 활동 중인데, 모두 채팅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이들을 대상으로 의견교환과 면접을 거쳐 채용했기 때문에 최고 실력자들임을 자부한다. 실제로 지난 7월말 열린 ‘프로 채터 경연대회’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8명 가운데 5명이 원필의 채터들이었다.

대화방에서 24시간 상주

한대표는 프로 채터들이 대화방을 주무대로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한다. 그가 제시하는 수익원은 세 가지 정도. 우선 새로 개설된 사이트나 채팅 서비스의 활성화를 담당하는 것이다. 그간 대부분의 채팅 사이트들은 개설 후 파트 타이머를 고용해 초기 활성화를 꾀해왔는데, 원필은 이를 양성화해 좀 더 전문적, 적극적으로 사이트를 스타일링, 모니터링하고 회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는 프로 채터를 통해 상품 홍보 등 마케팅 기능을 수행하는 것. 대화방에서 자연스럽게 간접 홍보효과를 유도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프로 채터를 인터넷상의 스타로 만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미 NJ(Network Jockey)로 활동 중인 각 프로 채터별로 ‘팸(패밀리)’이 형성되어 있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번째는 자체 사이트에 쇼핑몰을 형성, 역시 대화방을 이용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이다.

현재 한대표와 프로 채터들은 대표적인 화상채팅 사이트인 ‘오마이러브’에서 NJ와 사이버 폴리스로 활약 중이다. NJ는 사운드 지원이 되는 대화방에서 음악을 틀면서 음악 이야기 등을 나누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로, 다른 대화방보다 더 인기가 높다.

“일반 대화방에서도 활동해요. 저희 프로 채터들이 돌아가며 24시간 상주하거든요.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아픈 곳까지 긁어줄 수 있는 채팅을 지향하지요.” 이와 함께 건전한 채팅문화를 만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채팅의 예의를 모르거나 온라인에서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채팅문화를 흐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들을 찾아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사이버 폴리스 역할에 무엇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온라인상에 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프로 채터들이 앞장서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과거 PC통신 시절 ‘아름다운 말을 사랑하는 모임’의 주요 멤버였던 이력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채팅은 또 다른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언어(단축어)도 갖고 있지요. 이 사회가 오프라인에서 상처받은 사람들까지도 포용하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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