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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발표, 선배 상견례 … 이런 입학식도 있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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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 경일여고의 한 신입생이 지난해 파워포인트로 자신의 꿈을 발표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인 경일여자고등학교(교장 반기동)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별한 입학식을 연다. 저녁 입학식이다.

 직장을 다니는 학부모를 배려한 것으로 다음달 2일 오후 7시 374명의 새내기가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다. 행사 내용도 특별하다. 신입생은 모두 각자 자신의 ‘ABC’를 발표한다.

 ‘ABC’란 신입생 개개인이 고교 생활 중 목표(Aim)와 세계를 향한 자신의 꿈(Beyond the world), 새롭게 도전하고자 하는 것(Challenge)에 대해 입학식에 참석한 학부모와 친구들 앞에서 파워포인트나 UCC 동영상으로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강당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꿈을 발표하게 함으로써 꿈을 이루는 의지를 다지고 발표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다. 학교는 입학 때 정리한 꿈을 1년 뒤 집으로 보내 다시 담금질하게 만든다.

 경일여고 정용호(50) 교무부장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 지난해 시작한 새로운 전통”이라며 “꿈을 혼자 간직하기보다 친구와 학부모에게 공개함으로써 달성 의지를 키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입학 철을 앞두고 대구지역 학교들이 저마다 신입생에 감동을 전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여자고등학교(교장 박윤자)는 다음달 2일 제60회 입학식을 연다. 582명의 새내기는 이날 2,3학년 선배들과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는 상견례를 한다. 한 가족이라는 동질감을 통해 학교폭력과 따돌림을 사라지게 하는 의식이다. 또 모교 출신 어머니가 많아 입학식 때 모녀가 함께 유치환 시인이 지은 교가를 제창하는 정겨운 시간도 연출된다.

 신암초등학교(교장 이형필)는 2일 초등학교와 유치원 신입생 102명이 책으로 시작하는 입학식을 치른다. 신입생은 이날 모두 새 책 한 권을 선물받는다. 이 책은 지난해 ‘신암 달빛 졸업 축제’에 감명 받은 졸업생 학부모가 기증한 것이다. 자기 책을 읽은 뒤 서로 돌려 읽을 수 있도록 모두 내용이 다른 110권(70만원 상당)을 전달했다. 책을 선물받으면 학부모와 교사가 독서 서약을 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잠자기 전 10분 이상 책 읽어 주기를 생활화해 달라는 당부다. 이형필 교장은 “문화 혜택이 부족하고 결손 가정이 많은 이 지역 학생들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고 말했다.

 시지초등학교(교장 안창섭)도 2일 신입생 84명에게 그림책 한 권과 독서 안내책이 들어 있는 책 꾸러미를 나눠 줄 예정이다. 대진초등학교(교장 권경란)는 입학식 날 하얀 도화지에 꿈을 그릴 수 있도록 크로키북을 나눠 주고, 명곡초등학교(교장 신송우)는 학교장이 환영사 대신 동화를 읽어 준다.

 이 밖에 대성초등학교(교장 박경선)는 6학년 언니·오빠들이 입학식 날 강당 입구에서 양손을 마주잡고 대문을 만들어 대문놀이로 행사장인 강당까지 간다. 또 6학년생이 신입생에게 장미꽃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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