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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중국, 우리가 했던 일 따라해 … 긴장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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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셋째)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 참석해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중국 업체가 10년 전 우리가 했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 긴장된다.”

 최지성(61)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기술 격차가 확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를 보여주듯 이번 MWC에서 ZTE나 화웨이 같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차렸다.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KT 직원이 LTE 펨토셀을 선보이고 있다. 펨토셀은 집 안이나 빌딩에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촘촘하게 구축할 수 있는 초소형 기지국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최 부회장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소비자가전 전시회(CES)에서 “끝까지 가서 죽기 살기로까지 가겠느냐”며 화해할 것을 내비쳤던 데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 신종균(56)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하루 앞선 26일 바르셀로나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애플과는)이렇다 할 타협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업을 지키고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특허 대응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애플과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30여 건의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삼성의 자세에는 이제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에 머물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삼성에는 ‘펜을 쓰는 스마트 기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노트’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5.3인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대 이상 팔렸고, 올 연말까지 1000만 대 이상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MWC에서 삼성은 태블릿PC인 갤럭시탭 10.1에 갤럭시 노트에 쓰는 S펜을 결합한 신제품 ‘갤럭시 노트10.1’을 공개했다.

 신 사장은 이날 “스마트폰·태블릿·노트의 스마트 3총사를 앞세워 올해 전 세계에서 3억8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의 3억3000만 대보다 5000만 대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은 2억 대가 목표다. 노트 시리즈가 자리를 잡고, 2000만 대가 팔린 ‘갤럭시S2’의 후속작 ‘갤럭시S3’가 뒤를 받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신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지난해 휴대전화 판매액에서 노키아를 따라잡은 데 이어 올해는 휴대전화 판매량에서도 노키아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사장은 머지않아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쿼드코어란 중앙처리장치(CPU)에 핵심 연산장치인 코어가 4개 탑재된 것을 말한다. 그는 “쿼드코어가 나오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제한 없이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르셀로나=박태희 기자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선도기업이 개척한 시장을 최대한 빨리 따라가는 전략을 주로 구사하는 기업을 말한다. 보통 ‘퍼스트 무버(first mover)’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라고 불리는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만들면 이를 벤치마크해 개선된 제품을 낮은 가격에 내놓는다. 이런 기업들 가운데 가장 빨리 선도기업을 따라가는 업체를 패스트 팔로어라고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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