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기술도 이제 전문 교육기관에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동영상] "때는 이렇게 밀어야 한다"
(http://www.joinscast.com/asx/event/dirty1.asx)
◇ [동영상] 혼자하는 피로회복 마사지 (http://www.joinscast.com/asx/event/dirty2.asx)

"여러분이 때를 밀면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바로 '액션'입니다. 동작이 시원시원해야 보고있던 손님들도 목욕대에 눕고 싶어지는 것이죠."

때밀이 전문학원 '월드 사우나 교육원' 성열수(46)
원장이 '강의'하는 손님 끄는 비결 중 하나다.

때밀기는 물론 구두닦기ㆍ발관리ㆍ경락 마사지까지 '신발 벗는 순간부터 음료수 깡통 버리고 나갈 때까지' 목욕의 모든 과정을 돕는다는 '목욕 관리사' 양성 학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을 연 이 학원도 그 중 한 곳. 이 학원 원장인 성씨는 "때밀이도 이제 어깨너머 배우는 시절은 지났다"며 "기술 없이 무턱대고 일하다가는 어깨·무릎·허리 어느 곳 하나 성한 데가 없을 것"이라며 전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씨가 자랑하는 학원 교육의 장점은 최신 유행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이 분야의 새 기술은 문서화가 어렵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 몸을 맡겨 배우는 방법 밖에는 없었다고 한다.

"89년 때밀이를 시작할 때부터 서울시내 목욕탕은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는 성씨는 "하지만 한번 간 목욕탕을 다시 찾을 필요는 없어 두번 가본 목욕탕도 없다"고 말한다.

아무튼 성씨 특유의 말투로 설명하는 최신 때밀기 흐름.

"요즘 누가 그렇게 때가 나옵니까? 손님들은 때 자체보다는 시원한 '맛'을 느끼기 위해 저희 '목욕 관리사'를 찾습니다. 이렇다보니 짧게 짧게 끊어 미는 방법은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죠. 이 방법으로 때는 잘 밀 수 있을 지 몰라도 손님의 근육에 피로를 줍니다. 이것 보다는 팔 하나를 밀어도 손끝에서 어깨까지 한번에 근육을 풀면서 밀어줘야 시원한 맛이 나는 것입니다."

목욕관리학원에는 또 여성수강생이 많은 것도 특징. 이에 대해 "여자 손님들은 목욕탕에 대해 정보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 한 곳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며 "자연히 손님이 줄어드는 곳이 생기고 재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해 찾아오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최근 들어 도쿄ㆍ오사카ㆍLAㆍ시드니 등 해외취업을 하는 졸업생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성씨는 가급적 우리나라에서 경력 쌓기를 권한다.

"아무래도 외국에선 경쟁이 덜하다 보니 20분할 것도 10분만 한다"면서 "이렇게 서비스 정신이 해이해지면 국내에 돌아왔을 때 적응하기 힘들다"고 그는 귀뜸했다.

이젠 때만 봐도 체질을 알 수 있다는 그는 "지성 피부가 아니면서도 때가 많다면 몸에 열이 있는 사람"이라며 "옷을 벗고 있는 일이 많아 피부에 먼지가 쌓이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

이들의 한 달 수입은 최저 2백만원. 때 밀고 받는 돈은 목욕탕 업주와는 상관없이 전부 때밀이가 갖는다. 성씨가 "밑천없이 이 정도 수입이 가능한 직업은 없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

95년 처음 생기기 시작한 '목욕 관리사' 학원은 서울에만 20여개가 있고 최근에는 때밀이 구인·구직 사이트(http://www.bestguin.co.kr)도 생겼다.

이달엔 교육원 홈페이지(http://saunatown.co.kr)까지 만든 성씨가 공개하는 때 잘 미는 비법.

"일단 뜨거운 물에서 때를 충분히 불린 후 어느 정도 땀이 식었을 때 밀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Joins 이범준 기자 <weiv@joins.com>
동영상 편집 Joinscast 문용희 PD <kwanwoo23@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