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한국인군·조재기교수 성화 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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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긴 했지만 새천년 첫 체전의 성화를 점화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

부산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조재기(51.동아대 교수)씨와 함께 성화대에 불씨를 옮긴 한국인(12.부산 창신초등6)군.

왼손에 성화를 든 조교수가 한군의 손을 잡고 계단을 뛰어올라 성화대 앞에 도착, 한군에게 성화를 넘겨주고 한군을 번쩍 들어올리자 한군은 침착하게 성화대 밑의 장작에 불을 지폈다.

지난 5월 인천 소년체전 수영 자유형 1백m.2백m에서 2관왕을 차지한 '수영 꿈나무' 한군은 '한국인(韓國仁)' 이라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성화 점화자로 낙점됐다.

한군은 1주일 전 통보를 받았지만 대회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로 해달라는 대회 운영본부의 요청대로 주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초등학교 4년 때인 98년 본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한군은 승부 근성이 강하고 유연성이 좋아 차세대 남자수영 단거리의 기대주로 꼽힌다.

1m53㎝.47㎏의 체격을 갖췄으며,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한국대표로 출전하는 게 꿈이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원래 체급인 라이트 헤비급 8강에서 탈락한 뒤 두 체급 높은 무제한급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조교수는 76년 말 동아대에 전임강사로 부임, 하형주를 비롯한 수많은 한국유도 중량급 간판들을 길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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