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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 PIFF 광장의 골드맨들

중앙일보

입력

비내린 뒤의 청량함을 한껏 품은 가을 하늘아래 PIFF 나흘째 날이 열렸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표를 예매한 사람들과 영화를 보지는 못해도 PIFF의 분위기를 느껴려는 사람들이 오전부터 광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전날 비와 거센바람으로 움추러 들었던 광장의 부스들도 화창한 날씨 만큼이나 한껏 기지개를 켜고 오가는 행인들을 유혹.

부산이라 그런가?

PIFF광장 입구에 위치한 부스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브레이크댄스 공연이 펼쳐져 젊은이들에게 대단한 인기. 서울에서 내려와 격렬한 몸동작으로 공연을 마치고 골목 한귀퉁이에서 쉬고있는 댄스팀에게 여학생들이 몰려와 사인해 달라고 아우성.

여학생들이 댄스팀을 스타대하듯 적극적으로 나오자 골목길에 누워 담배를 피우며 쉬고있던 한 댄서가 "부산이라 그런가?"라며 멋쩍어 하는 모습.

야! 공짜래.

영화관계 잡지사에서 설치한 부스에 공짜를 좋아하는(유감스럽게도

?) 대머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몰려 인기폭발.

부스에서는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인파가 몰리자 폐막식때까지 나눠줄려고 준비한 것들(폐막작 화양연화의 대형브로마이드, 과월호책,예쁜 쇼핑백)
이 이대로 가다가는 이틀안에 동날 것 같아 1시간 단위로 쉬는 시간을 마련해 보급조달(?)
에 애쓰는 모습.

풍선을 든 어린이부터 장만옥의 팬이라는 60대 할아버지까지 공짜선물을 받기위해 긴 줄을 늘어서 있는 모습.긴 줄을 무심코 그냥 지나치다 무료로 나눠준다는 말에 한 학생이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야! 공짜래." 그래서 그들도 긴 행렬의 꼬리에 붙었다.

골드맨은 참아야죠.

PIFF광장 한가운데 위치한 골드맨(사진속 사람들)
들이 인기만점이다.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무언의 퍼포먼스로 골드맨(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금색칠을 한 사람)
역할을 하고 있는 4명의 남자들은 '네오필름 아카데미'의 학생들로, 하루 다섯 시간중 대부분의 자세를 부동자를 취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본 사람들의 반응도 가지각색. 제일 짖꿎은 부류가 여학생들로 무표정한 골드맨들을 웃겨보려 재롱도 부려보고, 슬쩍 찔러도 보고 심지어 중절모를 벗기기까지.

다른 사람들중엔, 호기심에 골드맨의 코앞까지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고 한참 쳐다보는 사람, 이상하다며 건드려 보는 사람, 엄마가 밀어주는 유모차를 타고 가다 골드맨을 보고 놀라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등 골드맨들 주변엔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침묵의 골드맨에게 번개 인터뷰를 요청하자 의외로 순순이 응하는 모습. 골드맨중의 한명인 김상욱(23 부산 대연동, 사진 맨뒷쪽)
씨를 만났다.

문)행인들의 관심이 지나칠 정도로 대단한데?
-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관심이 없으면 그런 행동도 하지 않으리란 생각에 참을만 하다.

문)왜 이런 행사를 하는가?
- 골드맨은 학원에서 특허를 낸 걸로 알고 있다. 학원홍보차원에서 우리가 자원해 하는 것이다.

문)온 몸이 금색인데?
- 얼굴과 피부부분은 특수분장을 하고 옷은 금색 락카를 칠한 것이다. 락카로 인해 옷이 굉장이 무겁고 대단이 뻣뻣해 입고 벗기가 정말 힘든다. 분장시간도 만만치가 않다.

문) 골드맨으로서 가장 힘든 것은?
- 별로 힘든건 없다. 부동자세가 힘들면 PIFF 광장을 거닐기도 한다. 단지 여학생들이 몰려와 서로 웃기려고 장난을 칠때면 좀 힘이 든다. 조금 전에도 예쁜 여학생이 얼굴을 들이 밀더니 순식간에 두 눈을 사파리로 만들어,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지만 결국 조금 웃고 말았다. 또 한가지는 화장실 문제다. 라카로 인해 옷이 너무 뻣뻣해 볼 일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골드맨으로 있는 시간동안은 아예 참는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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