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자원 봉사자들 '서럽다 서러워'

중앙일보

입력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말 못할 서러움에 눈물을 삭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원봉사자는 지난 3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개막 이후 각종 행사 준비와 뒷처리, 관객 편의제공 등 다양한 관람객 서비스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그런데 개막 이후 일부 매너 없는 관객들의 무례와 언어폭력, 무리한 요구 등으로 자원봉사자들이 하소연하고 있는 것.

처음으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는 자원봉사자 박모양은 "관객이었을 때는 몰랐던 자원봉사자만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내가 관객이었을 때의 입장을 고려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매너 없는 관객을 대할 땐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들은 정말 친절하게 하는 데도 조그만 실수에도 욕만 먹는다"며 "심지어 멘트가 어설프다, 자리안내가 부실하다, 줄서라고 명령을 한다는 등등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을 들고 나올 땐 화가 난다"고 까지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인 김모(K대 2년)
양도 "기본적인 시민의식도 없이 무리한 요구만 해대는 관객도 자주 본다"며 "문화시민의 기본인 줄서기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줄 좀 서 달라고 외쳐대는 통에 지금은 목이 다 쉬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을 서글퍼지게 하는 것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있음에도 자원봉사자를 '아랫 사람'보듯 대하는 일부의 시선이다.

한 자원봉사자는 "상영시간이 티켓에 상세히 나와있슴에도 불구하고 늦게와서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소리치고 어렵사리 어두운 극장안까지 자리안내를 하고 돌아서면 '자원봉사자가 뭐 저래?'라는 핀잔만 듣기 일쑤"라며 어려움을 피력했다.

특히 이들은 '고생한다' '수고한다'는 말은 한마디도 듣지 못하면서 무슨 접대부 마냥 도가 지나칠 정도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심지어 욕을 해대는 관객이 나타나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고.

한편 영화제를 찾은 대부분의 시민들은 "부산국제영화제가 5회나 된 만틈 찾는 관객들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 자원봉사자들을 대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양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비록 '허드렛 일'에 불과하지만 자원봉사의 뜻깊은 의미를 알고 있기에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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