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DMA 50억달러 시장 잡자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중앙일보와의 회견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국내업체의 중국진출 발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이효종부장은 "중국의 제2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CDMA를 채택하면 향후 5년동안 50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CDMA시장이 열리게 된다" 고 말했다.

9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중국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6천5백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중국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3개월마다 1천만명씩 늘고 있으며, 유선전화 증가율(연평균 16%) 보다 이동통신 증가율(28.6%) 이 높다.

워낙 땅이 넓어 무선통신 위주로 중국의 통신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

중국의 CDMA 가입자는 30만명에 지나지 않고 95%이상이 유럽방식(GSM) 을 채택하고 있지만 CDMA방식을 선호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의 GSM시스템은 통화접속률이 낮고 통화가 자주 끊겨 2005년에는 전체 5천만 회선 가운데 30%인 1천5백만 회선을 CDMA가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입자당 장비단가가 1백50달러, 단말기 2백달러로 계산하면 52억5천만 달러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시장 진출에 걸림돌도 적지 않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정부 내부에는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 CDMA기술을 도입하자는 세력이 상당하다" 며 "미국의 루슨트, 모토로라와 캐나다의 노텔과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여야할 전망" 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는 중국 CDMA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 분야에서 상하이(上海) 벨, 단말기 분야에서 커지엔(科健) 과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허뻬이(河北) 와 상하이지역에는 삼성전자가 제공한 CDMA기술로 이미 이동전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광둥(廣東) 의 광저우(廣州) 텔레콤과 LG TOPS사를 합작설립했고, 6월에는 CDMA시스템 공급을 위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사인 중싱(中興) 통신과 합작법인인 LG-ZTE사를 설립했다.

LG전자는 "초고속데이터통신이 가능한 CDMA-WLL(무선가입자망) 의 생산.판매에 주력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자오싱(橋興) 전신과 CDMA 합작회사를 다음달까지 설립할 계획이고, 코오롱정보통신은 중싱통신과 이동통신 교환기부품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기가텔레콤.스탠더드텔레콤.텔슨전자.델타콤.와이드텔레콤.세원텔레콤 등 CDMA단말기업체들도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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