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만들기] 6. 재테크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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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시간이다. 시간은 푼돈을 목돈으로, 서민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지팡이다. 금융기관에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남보다 1분 1초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고교동창인 A씨와 B씨는 졸업 후 다른 길을 갔다. A씨는 20세에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반면 B씨는 대학원까지 마치고 30세가 돼서야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모두 취업 직후 노후대비 금융상품인 개인연금신탁에 가입했는데 A씨는 20세부터 월 10만원씩 10년간 저축했다. B씨는 남보다 늦은 만큼 월 10만원씩 30세부터 55세까지 25년간 넣기로 했다.

A씨는 10년간 1천2백만원, B씨는 25년간 3천만원으로 두사람이 저축한 원금은 B씨가 A씨보다 3배 가량 되는 셈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55세 정년이 돼서 받는 돈은 되레 A씨가 두배 가량 된다. A씨는 2억4천만원 정도를 받지만 B씨는 약 1억3천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총저축금액이 적은 A씨가 오히려 1억1천만원을 더 받게 되는 것이다.

두사람 사이에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는 우선 복리 이자의 마술 때문이다.
A씨는 B씨보다 10년 앞서 저축을 시작했다.
A씨는 이자에 이자가 붙어나가는 복리이자로 35년간 돈을 굴린 셈이 된다.
B씨는 A씨보다 10년 늦게 시작해 15년을 더 저축했지만 B씨의 나중 15년은 A씨의 앞의 10년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또 30세를 기준으로 할 때 A씨는 이미 10년간 불입을 마쳐 1천2백만원의 목돈이 모인 반면 B씨는 0에서 시작한 상태였다.

그 1천2백만원과 0원의 차이는 55세때 1억원이 넘는 큰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 남보다 앞서 시작하라〓재테크의 출발은 1백m 달리기처럼 해야 한다. 남보다 0.1초라도 먼저 발을 내딛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먼저 시작한 사람과 늦게 시작한 사람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간혹 신문지상에 70대 할머니가 삯바느질로 모은 몇십억원의 재산을 기부하는 미담이 나곤 한다. 삯바느질로 어떻게 몇십억원의 재산을 모을 수 있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게 바로 시간의 마술이다.

푼돈이라도 오랫동안 굴리면 돈은 스스로 불어나 눈덩이처럼 커지게 마련이다.

◇ 부자가 되는 네가지 방법?〓부자의 종류는 보통 네가지로 나뉜다.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부자, 부자인 배우자와 결혼해 부자 대열에 합류한 부자, 복권이
나 첨단 아이디어로 거액의 돈벼락을 맞은 부자, 그리고 이런 대열에 끼이지 못했지만 일찍부터 오랫동안 돈을 굴려 모아 이뤄낸 부자 등이 그것이다.

앞의 경우처럼 부자인 부모.배우자를 만나는 건 스스로 선택하기 어렵다. 팔자소관으로 돌리는 편이 낫다.

특히 깜짝 아이디어로 성공하거나 복권에 당첨되기란 몇십.몇백만분의1도 안될 정도로 확률이 낮다.

그러면 보통사람들은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남보다 앞서 종자돈을 만드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돈을 남보다 많이 벌어야 부자가 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그보다는 남보다 먼저 돈을 굴려야 부자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월 2백만원을 버는 사람과 4백만원을 버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4백만원을 버는 사람은 2백만원을 버는 사람보다 씀씀이가 커지게 마련이다.

주변의 기대에 맞춰 생활수준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2백만원을 버는 사람이 아껴쓰고 저축하는 금액보다 4백만원을 버는 사람의 저축액이 오히려 적을 수도 있다.

결국 벌이의 규모보다는 얼마를, 어떻게 모아가느냐가 중요하다.

'큰 부자' 는 하늘이 내리지만 '작은 부자' 는 절약으로 가능하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하는 얘기다.

안홍찬 과장 <한빛은행 재테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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