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밋 구글 회장 ‘스피드 한국 연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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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밋 구글 회장. [블룸버그]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가 ‘한국 배우기’에 나섰다. 모바일 데이터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데다 모바일 동영상 소비량도 세계 최고 수준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국시장을 분석한 유튜브의 ‘모바일 동영상 이용행태 분석’ 결과는 전 세계 유튜브의 미래를 그리는 청사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한국 관심은 처음이 아니다.

 에릭 슈밋(57) 구글 회장도 최근 “한국에서 유튜브가 얼마나 성공적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이 시각적인 요소들과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구글 아시아·태평양 직원들에게 한국시장의 변화 방향을 꼼꼼하게 챙겨 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도입시기는 미국시장보다 다소 늦지만 발달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스마트폰 증가세로 무장한 한국 소비자들의 이용패턴이 다른 나라보다 적어도 1~2년 이상 빠르다는 게 유튜브 측 판단이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PC와 모바일 데이터 소비 간 차이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최근 유튜브가 국내 인터넷 소비자 1023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동영상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PC의 주 사용 목적은 ‘업무(하루 106분 사용)’ ‘커뮤니케이션(104.7분)’ ‘음악감상(90.4분)’ ‘게임(89.3분)’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바일에선 ‘커뮤니케이션(89.9분)’ ‘음악감상(79.8분)’ ‘방송 콘텐트 시청(76.4분)’으로 이용패턴이 달랐다. PC에선 하루 평균 6.1분 정도만 읽히던 전자책(e-Book)의 비중이 모바일에서는 하루 50분으로 대폭 늘어났다.

유튜브 측은 20일 “한국기업과 사용자들이 앞으로 진정한 트렌드세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유튜브가 한국시장에서 배운 점을 세계시장에도 적용시킬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특히 ‘다른 사람과의 공감(복수응답자 중 53.7%)’을 위한 모바일 콘텐트 소비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흔히 알려진 ‘음악감상(46.7%)’이나 ‘정보 입수(45.1%)’ 같은 개인적인 차원의 이용 목적을 제쳤다.

  한국시장 특유의 콘텐트 확보 방식도 유튜브에는 연구거리다. 유튜브는 지난해 국내 지상파 3사와 콘텐트 유통 협약을 마무리하고 직접 방송 콘텐트 확보에 나섰다.

유튜브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사용자가 자체적으로 생산한 콘텐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유튜브 관계자는 “올해는 (한국시장에서처럼) 모바일에서 소비가 많은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며 “한국 내 지상파 한류 콘텐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추가 툴을 개발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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