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터치] 은수저·반상기·금침 ‘예단 3총사’ 실종사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물가·불황·전세난’의 삼중고가 신혼부부 예단 품목도 바꿔놨다. 은수저 세트가 사라지고 구첩 반상기, 60개들이 그릇 세트도 옛말이 됐다. 신부가 시댁에 보내는 ‘예단 3총사’인 ‘은수저·반상기·금침’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17일 롯데백화점이 신혼 고객의 대표적인 구매 품목을 분석한 결과다.

 손잡이 끝부분에 금거북이 장식을 덧붙인 순도 99% 은수저 세트는 2005년 대표적인 예단 상품이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귀금속 가격이 급등하면서 20만~30만원대던 제품 가격이 최근에는 100만원대까지 뛰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은수저 매출은 2008년의 30% 선에 그쳤다. 대신 가격이 8분의 1 수준인 유기수저가 매출 1위 자리를 꿰찼다. 그릇은 50~60개들이 ‘홈세트’ 대신 20개들이 ‘미니홈세트’를 선택한다. 시댁에 7~8세트씩 돌리던 이불도 시부모용 1세트만 고급으로 구입하는 추세다. 덕분에 고급품 위주인 백화점의 침구 매출은 도리어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전체 매출은 전년 1월보다 감소했지만 침구류만 매출이 32.4% 늘었다. 절반 이상이 예단용이었다. 혼수품도 간소화되면서 밥솥은 10인용 대신 3~4인용의 매출이 늘었다. 가구도 ‘장롱·침대·서랍장’ 세트 대신 2~3인용 식탁·소파를 단품으로 구매하는 추세다.

심서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