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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시찰 취소시킨 '선글라스 벤츠女' 누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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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출처=뉴시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출처=연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을 기점으로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권력 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 홀로서기가 어려운 김정은의 상황을 감안하면 친인척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가운데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조만간 실세에 오를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15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대남 사업 출신 한 탈북자는 "김여정이 김정일 생전에 현지지도를 사전 답사하고 정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암행어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최근 김여정은 '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장례식에서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초 장례식 때 일본 마술사 프린세스 덴코를 초청했던 것도 김여정으로 알려져 있다.
김여정이 장의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특별한 직책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린 나이(26세로 알려짐)인 만큼 내세울 만한 공식 직책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이지만, 조만간 권력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암암리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한 고위 탈북자는 "김여정은 김정일이 쓰러지기 전인 2008년 6월부터 아버지의 현지지도를 직접 챙겼다"면서 "김정일이 방문하기에 앞서 미리 살피는 등 현지지도가 가능할지 여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저 형식적으로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1호 행사(김정일 참석행사)'가 가능한지를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1호 행사는 호위사령부 제2호위국, 국가안전보위부 행사국 등이 관장하고 있다.

이 고위 탈북자는 "2008년 김정일이 함경북도 조선연합기업소(청진조선소)를 방문하는 1호 행사가 있었는데, 전날 선글라스를 낀 긴 머리의 애젊은 외국풍 아가씨가 벤츠를 타고 나타나 공장을 휙 둘러보고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날 1호 행사가 중지됐던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간부들은 그 여성을 김정일의 자녀로 알고 있었고, 이름은 여정이 아닌 '예정'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열흘이 지나 김여정이 다시 나타나 기업소의 보안과 위생 상태를 재확인하고 나서야 다음날 김정일의 현지지도가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2009년 함경남도 흥남 비료공장 현지 지도를 앞두고서도 김여정이 하루 전 공장을 방문해 간부들이 당혹했던 일화가 있다. 이후 그녀를 '암행어사'라고 부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탈북자는 "김정일은 철저히 김여정의 말을 따랐다"면서 "김여정의 결심이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결정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도 "김정일은 여정이 귀여워 어쩔 줄 몰라 했으며, 가족 식사 때도 옆에 앉혔다"고 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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