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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고품질 사운드, 디지털 PC 앰프 카드 [3]

중앙일보

입력

오디오는 직접 들어야 그 성능을 판단할 수 있다. 솔직히 필자는 제품의 외형만으로는 디지털 PC 앰프 카드가 어떤 소리를 내줄지 판단할 수 없었다.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제품을 접했을 때 어느 누구도 이 제품이 하이파이 기기에 맞먹는 깨끗한 음질과 박력있는 사운드를 내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외형만으로는 손바닥만한 스피커를 구동시키는 저급 앰프 이상의 기대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 4종류의 스피커 시스템을 준비했다. 캐나다제(製) 사운드 다이나믹스 RTS-3 스피커와 보즈(BOSE)의 모델 100 스피커, 국산 스피커인 에어로 시스템의 AERO-302F와 크리에이티브의 DTT2500과 FPS2000에 적용되는 새틀라이트 스피커 1조가 그것이다.
특히 에어로 스피커는 2조의 스피커와 1개의 액티브 서브우퍼(ASW-1)를 사용하여 4.1채널로 구동해 보았다. 물론 이때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2개를 사용하여 전후방 4개의 스피커를 모두 울릴 수 있도록 하였다.(에어로 시스템의 스피커 셋과 RTS-3 스피커는 D&A에서 대여해줘서 사용할 수 있었다.)

테스트 시스템 사양

하드웨어
CPU: Intel Pentium III 600E
M/B: 기가바이트 BX2000+(Intel BX 칩셋)
메모리: 현대 PC133 128MB
HDD: IBM Deskstar DTLA-307020 20G(U-DMA 100)
사운드카드: 크리에이티브 사운드 블라스터 라이브! DE
CD-ROM 드라이브: LG 8X DVD-ROM 드라이브
VGA: 자네트 GeForce2 GTS
모니터: GTT 15inch TFT LCD
CDP: SONY 디스크맨 D-211
소프트웨어

OS: 한글 윈도우 98 SE
소프트 DVD 플레이어: CyberLink 파워 DVD 2.5
음악 CD: Dave Grusin/Lee Ritenour "Harlequin", The Cranberries "Bury The Hatchet", Dave Grusin "Collection", Yo Yo Ma/Bobby Mcferrin "Hush", Varius Artists "Happy Anniversary Chalie Brown"
DVD 타이틀: The Matrix, The Thin Red Line, Saving Private Ryan, 쉬리, 머라이어 캐리 #1''s 뮤직비디오 클립 모음
vob 파일: 돌비 디지털 데모파일, 카드캡터 사쿠라 1, 2기 오프닝, 마크로스 ''천사의 그림물감'' 뮤직 클립, White Out 트레일러
게임 타이틀: 퀘이크 3 아레나, 유로 2000, 스타랜서, 스타크래프트, 언리얼 토너먼트
기타 다수의 mp3 파일들과 음악 CD

RTS-3는 캐나다의 사운드 다이나믹스사에서 제작한 저가형($320로 오디오용 중엔 저가형이란 얘기다.) 북쉘프 타입의 스피커이다. 필자는 이 스피커와 디지털 PC 앰프 카드를 연결한 뒤 무신경하게 컨트롤 패널에서 불륨을 줄여놓지 않고 90% 정도로 설정한 값 그대로 The Cranberries의 "Animal Instinct"란 곡을 틀어보았다.
그러자 음악이 재생되는 순간 아찔할 정도의 굉음이 들려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문을 모르던 사무실 내의 직원들은 더 놀랐으리라). PC용 스피커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고 우렁찬 어쿠스틱 기타소리가 RTS-3 스피커를 통해 울려나오는 것이 아닌가? 허둥지둥 제어판을 열어 볼륨을 50% 정도로 낮춰놓고서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기묘한 경험이었는데 지금까지 생각했던 앰프에 대한 고정관념이 순식간에 바뀐 순간이었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결코 어설픈 저가형 악세사리가 아니었다!

간단한 PC용 악세사리를 접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정식 파워 앰프를 리뷰한다는 자세로 마음을 고쳐먹고 진지하게 청취감 테스트를 해보았다. 먼저 들어본 것은 각종 MP3 파일들.
PC용 스피커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디지털 PC 앰프 카드와 RTS-3 스피커로 연결된 시스템에서는 소리가 무척 또렷하다 못해 날카로울 정도로 세밀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crispy sound라 표현할 수 있겠다.) 따라서 강한 비트의 대중음악과는 어울리지만 기름진 음색이 맛을 더해주는 재즈나 어쿠스틱 악기 연주 등에서는 쉬 피곤해질 수 있는 소리였다.

필자는 이를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특성이라고 생각했으나 사운드 소스를 일반 CDP로 바꾸었더니 출력되는 음색이 매우 풍부해져서 클래식이나 재즈 등의 음악의 감상에도 조금도 손색없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즉 이는 디지털 PC 앰프 카드의 해상도가 뛰어나서 소스의 음질에 따라 거짓없이 정직하게 증폭된 소리를 내준다는 증거가 될 것이며 단순히 사운드 카드에만 응용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는 결과도 될 것이다.(개중에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는 사운드 블라스터 DE 였는데 말이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제품이다. 대개의 AB급 앰프들이 다소나마 화이트 노이즈나 히스 노이즈를 갖고 있는데(일반 앰프를 켠 상태에서 볼륨을 증가시키면 스피커에서 치~하는 잡음이 들리는 것을 쉽게 경험했을 것이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를 연결한 상태에서는 제어판의 사운드 카드 볼륨을 아무리 높여도 이런 잡음이 전혀 안들린다. 물론 사운드 카드 자체가 노이즈를 내는 저가형 제품이라면 잡음이 나겠지만 적어도 디지털 PC 앰프 카드에서 생기는 잡음은 없는 셈이다.

분위기를 바꿔서 보즈의 모델 100 스피커를 물려서 소리를 들어보았다.
RTS-3의 소름끼칠 정도의 선명한 해상도에 비해 모델 100은 보즈 특유의 공명 설계에 의해서인지 상당히 부드러운 소리를 들려주었다.(혹자는 이를 뭉개진 소리라고도 평하지만 ) 모델 100 같은 경우 공칭 임피던스가 없고 출력만 적당하다면 앰프를 잘 가리지 않는 스피커 중 하나인데 디지털 PC 앰프 카드와 꽤 좋은 궁합을 보여주었다. 최고로 볼륨을 높인 상태에서도 벙벙거리는 울림 없이 웬만한 소스를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었으며 특히 팝 음악을 들을 때의 소리가 좋아서 Aerosmith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 같은 드라마틱한 곡을 멋지게 들려주었다. 재즈 연주 재생도 꽤 좋았는데 Keith Jarrett의 "My Song"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섹소폰 소리와 넓은 음장감이 일품이었다.

이 스피커는 보통 AV에서 서라운드용으로 자주 쓰이는데 디지털 PC 앰프 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컴퓨터용 메인 스피커로는 비교할 제품이 없을 정도로 좋은 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DTT2500의 새틀라이트 스피커는 실제로 좋은 소리를 기대하면서 연결했다기 보다 다분히 유희적인 의도에서 비교를 한 셈이다. 이 스피커에 적용된 롱 드로우 드라이버는 풀 레인지 유닛이 아닌 중, 고음역대의 재생만을 담당하며 저음 영역은 서브우퍼를 통해 구동하는 시스템의 일부인 만큼 정상적인 소리를 기대하긴 힘들다.

실제 청취해본 결과 저음역의 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점을 제외하면 크기에 비해 꽤 힘있는 소리를 들려주었으며 최대음량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을 해주었다. 하지만 역시 다른 일반 스피커에 비해서 뻗어나가는 힘은 약해서 범용적인 스피커로 독립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면을 보여주었다. DTT2500의 새틀라이트 스피커는 DTT2500으로서 활용할 때 가장 좋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산 스피커 중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에어로 시스템의 AV용 스피커인 AERO-302F와 ASW-1을 연결해 청취해 보았다. AERO-302F는 140*110*210(mm)의 깜찍한 북셸프형 스피커로 1조 가격이 7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가격의 스피커이다. 테스트는 2조를 사용하여 4채널 서라운드 모드로 감상했고 물론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2개를 사용하여 4 스피커 모두를 구동시켰다. 여기에 액티브형 서브우퍼인 ASW-1을 물려놓아 저음역대를 보강했는데 이로서 PC AV 환경으론 최상이라 할 수 있는 사운드 시스템을 구성한 것이다. 참고로 이 조합의 스피커 구입가격은 30만원대 중반을 형성한다.

먼저 DVD 타이틀을 감상해보자. 4.1채널에서 모두 쭉 뻗어나오는 분리음이 인상적이다. 전후방 채널이 독립적으로 증폭이 되고 디지털 PC 앰프 카드 자체의 분리력이 뛰어나서 애매모호한 방향이 없이 정확하면서도 파워풀한 서라운드 음향을 들려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필수 타이틀이라 생각하는 "The Matrix"에서 비록 4채널로 다운믹스된 소리였지만 오리지널 레코딩의 방향성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PC AV용 스피커에 비해 더욱 풍부해진 음량을 즐길 수 있었다.

이 테스트를 실행하면서 생각이 든 것인데 디지털 PC 앰프 카드를 AV용도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반적인 AV 리시버(AC-3 디코더가 내장되어 있고 무증폭 출력단자가 있는)의 라인 아웃에 연결하여 파워앰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직류 전원 공급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겠지만 내장 출력이 약한 리시버에서는 훌륭한 파워 보강책이 될 것이다.

AERO-302F는 저음이 약간 부족한 풀 레인지 라우드 스피커인데 이를 ASW-1이 충분히 보강하고 있어서 음악을 듣는 데에도 꽤 만족스런 소리를 내주었다. Duran Duran의 007 시리즈 주제곡인 "A View To A Kill"(로저 무어의 마지막 출연작이기도 하다)의 경우 박력있는 드럼과 베이스의 저음이 시종일관 사이먼 르 봉의 높은 보컬과 조화를 이루는 곡인데 꽤 신나게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AERO-302F는 역시 AV용으로 설계된 스피커인 관계로 RTS-3의 섬세한 맛이나 모델 100의 풍부한 느낌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그들 제품이 몇 배의 가격을 갖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디지털 PC 앰프 카드에 각종 스피커를 연결해본 소감을 피력해봤다. 거듭 말하지만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쓰면 쓸수록 필자에게 놀라움을 전해주는 제품이었다. 보즈의 모델 100 같은 스피커의 경우 그다지 효율이 좋은 스피커가 못되서 대출력의 앰프가 필요했지만(필자의 경우 100W 파워 앰프를 물려놓고 나서야 만족스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로 그에 근접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디지털 PC 앰프 카드는 스피커를 잘 가리지 않는 고품질 증폭기로 20만원대의 전문 앰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소리와 스피커의 임피던스와 음압레벨을 잘 가리지 않는 높은 호환성을 보여주었다.

정구정
자료제공: pcBee (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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