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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남긴 말들

중앙일보

입력

사상 최대의 잔치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각종 기록과 더불어 약물과의 전쟁 등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렇게 사연이 많다보니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관계자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환호를 보낸 관중들까지 모두 '거대한 인간 드라마'의 연출과 주연을 맡아 많은 말들을 남겼다.

17일간 타오르던 성화가 꺼지고 적막에 휩싸인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지금도 귓전을 맴도는 듯한 말들을 되새겨본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호주인들이 최고의 올림픽을 개최했다고 선언한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폐막식 연설에서)

▲"대안은 전혀 없다. IOC는 아테네에서 멋진 대회를 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프랑수아 카라르 IOC 사무총장 (2004년 올림픽이 아테네에서 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루머에 대해 답하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벌써 30년이나 됐다니... 이는 에티오피아의 수치다." 마라톤 우승자 게자네 아베라 (1위로 골인한 뒤 68년 이후 에티오피아의 첫 우승이라는 말을 듣고)

▲"간단하다. 선진국은 정교한 약물검사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후진국은 그렇지 못하다." 자크 로게 IOC의무분과위원(약물 남용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드림팀에서 뛰는 건 재미있다. 그러나 알다시피 우리가 이곳에서 환영받지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지는 걸 보고 싶어할 뿐이다" NBA 스타 알론조 모닝 (미국이 결승에서 프랑스에 최소 점수차 승리를 거둔 후)

▲"이기는 게 힘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조국과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고통을 참아냈고 집중할 수 있었다." 위잔 폰리드(복싱에서 태국 사상 2번째 금메달을 따낸 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믿을 수가 없다. 우리는 이날을 위해 20년을 노력했다." 헝가리 수구선수 타마스 카사스(헝가리가 수구 결승전에서 러시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따자)

▲"더 이상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그냥 결승점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노를 젓지만 자신도 모르게 1등으로 들어왔을 땐 너무 기분좋다" 독일 카누여왕 비르기트 피셔(카약에서의 금메달로 통산 7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난뒤 인터뷰에서)

▲"7년전 나는 승자는 시드니라고 발표했다. 뭐랄까.. 당신들은 호주 역사책에 영광스런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폐회식에서)

▲"5관왕을 향한 돌진은 살아남지 못했다." 육상 3관왕 매리언 존스(멀리 뛰기에서 동메달을 딴 뒤 5관왕 실패를 아쉬운듯 인정하며)

▲"오늘밤 나는 금과 함께 외출할 수 있어 기쁠뿐이다." 미국 육상 스타 마이클 존슨(남자 400m계주 금메달로 자신의 화려한 올림픽 경력에 금 하나를 더 보탠 뒤)

▲"이제 1500m의 왕관을 노아에게 넘긴다" 모로코 육상 영웅 히캄 엘 게루즈(남자 1500m에서 케냐의 노아 엔게니에 이어 2위로 들어온 뒤)

▲"모든 것이 밝혀지면 내가 결백하다는 것이 입증될 것이다." 미국 포환던지기 선수이자 매리언 존스의 남편인 C.J. 헌터(난드롤론 양성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약물복용 사실을 부인하며)

▲"내 남편이 나를 얼마나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지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 매리언 존스(육상 경기장 관중석에 남편 C.J.헌터가 모습을 나타내자)

▲"4세트를 내줬을 때 나는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경기에서 지면 너는 평생을 후회 속에 살게 될거야!" 테니스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 (토미 하스와의 결승전 승리 후)

▲"사냥감이 된 동물의 기분을 한 순간도 느끼지 않았던 때가 없다" 프랑스 육상 스타 마리 조세 페렉 (시합도 하지 않고 호주를 떠나야 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수레바퀴는 화해의 방향으로 굴러야 한다" 첫 호주원주민 출신 육상 금메달리스트 캐시 프리먼(원주민과 백인들간의 화합을 호소하며)

▲"그 결정은 탁월했다. 프리먼은 원주민인 동시에 호주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 " 존 하워드 호주총리(성화 점화자로 나서겠다는 캐시 프리먼의 결정을 승인하며)

▲"나는 이 금메달들을 호전적인 미국인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들은 수영할 줄도 모르고 마약을 할뿐 아니라 멍청하다" 수영 3관왕 피터 반 덴 호헨반트의 아버지인 체스-레인 반 덴 호헨반트 (한 미국인이 미국 수영선수들은 마약도 한다는 사실을 귀띔해줬다며)

▲"관중들에게 경의와 애정을 동시에 표한다. 그들은 내가 끝까지 헤엄칠 수 있도록 해줬다. 반환점을 찍고 돌아올 땐 죽는 줄만 알았다" 대회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던 적도 기니 수영 선수 에릭 무삼바니(생애 첫 100m 자유형을 마친 뒤)

▲"오늘 나는 역기를 들며 조국을 함께 들어올렸다." 동티모르 역도선수 마티노데 아라우요(동티모르 선수로는 첫 올림픽 출전 선수로 기록된 뒤)

▲"나는 쿠바 스포츠사를 다시 쓰기 위해 이겼다." 쿠바 복싱의 '살아있는 신화' 펠릭스 사본( 복싱 헤비급 3연패에 성공한 뒤)

▲"카렐린은 대단히 강했다. 마치 소나 말을 잡으러 다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당신들도 알다시피 나는 시골 목장에서 자랐다. 소나 말을 잡아 우리에 넣는 것은 내게 익숙한 일이고 그 경험은 카렐린을 이기는데 도움이 됐다." 레슬링 그레코로만 130㎏급 금메달리스트 룰롱 가드너(미국.13년 무패 신화를 자랑하던 알렉산드르 카렐린을 꺾은 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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