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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바르샤, 한국 축구 가르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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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바르셀로나의 메시(가운데)가 지난해 4월 28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제2의 메시’를 키우겠다는 목표 아래 한국에 축구학교를 연다. [중앙포토]

스페인 축구는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스페인 축구는 세계 축구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그 중심에는 세계 최고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가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스페인 대표팀 선발 멤버 중 7명이 바르셀로나 소속이었다.

 한국 축구도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의 패스 축구를 지향한다”는 말은 대표팀과 K-리그 클럽을 막론하고 신임 지도자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바르셀로나 축구학교의 페페 세레르 총감독(오른쪽)이 국내 지도자들에게 훈련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시흥=정시종 기자]

 바르셀로나의 ‘기술축구 DNA’를 국내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기업인 ㈜대교가 바르셀로나 구단과 손잡고 3월 국내에 축구학교를 설립한다. 정식 명칭은 FC 바르셀로나 에스꼴라(스페인어로 ‘학교’라는 뜻). 바르셀로나 축구학교는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대교HRD센터에 들어선다. 대교HRD센터에는 천연잔디구장 1면, 풋살구장 1면이 조성돼 있다.

 바르셀로나 현지 유소년팀과 동일한 프로그램이 국내에도 적용된다. 바르셀로나 축구학교를 총괄하는 페페 세레르(46) 총감독을 필두로 네 명의 국내 지도자가 축구학교를 이끌어가게 된다. 만 6세부터 12세까지 총 네 개 팀으로 나뉜다. 바르셀로나 성인팀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41)의 지시사항을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받는다. 유소년 선수들은 일요일 매치데이(내부리그)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는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바르셀로나 국제경기에 출전할 자격도 얻는다.

 ◆‘선 굵은’ 한국 축구에 통할까

 성공의 관건은 ‘다름’을 극복하는 일이다. 아직까지 한국 축구는 스피드와 체력을 강조한다. 반면에 바르셀로나 축구는 볼을 다루는 기술이 우선이며 인성교육도 병행한다. 세레르 감독은 “아무리 체력훈련을 열심히 해도 사이드 돌파 후 크로스 하나 올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테크닉을 위주로 훈련해야 하고 실제 경기 상황과 동일한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스페인 축구는 현대축구의 완성형으로 인정받았다. 지금부터라도 패스와 창의적인 움직임에 기반을 둔 스페인 축구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레르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성인팀뿐 아니라 유소년팀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는 월 1회 연령별 코치들과 미팅을 통해 지시를 내리고 정보를 공유한다. 세레르 감독은 “바르셀로나는 유소년팀이나 성인팀이나 똑같은 플레이를 한다. 유소년 선수들이 배우는 내용이 성인팀에 가도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리오넬 메시(25·아르헨티나)도 이 같은 시스템이 만들어 낸 선수다.

 ◆한국의 메시 탄생할까

 바르셀로나 스카우트도 겸하고 있는 세레르 감독은 “그동안 스페인에서 한국 축구시장에 대해 잘 몰랐다. 축구학교가 설립됐으니 한국의 유소년 자원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축구학교의 국내 총감독을 맡은 강준호(40) 감독은 “축구학교 지도자 교육을 받아 보니 일본처럼 수준별로 선수들을 나누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스템을 국내에 잘 정착시켜 한국의 메시를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감독은 안양 LG(FC서울의 전신)에서 8년간 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시흥=오명철·박린 기자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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