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주상복합 '강북 전성시대'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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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의사인 김모(51)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을 떠나 강북지역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주상복합 아파트 268㎡형(이하 공급면적)으로 이사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거쳐 역삼동 아이파크에 살았던 김씨는 “강남을 떠나면 좀 불편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며 “거실에서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보고 인근 서울숲으로 산책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신촌에 있는 대학교 교수인 박모(45)씨는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옛 서교자이) 198㎡형을 최근 계약했다. 서교동 단독주택에 살다 강남으로 이사하려고 알아보던 중 친구가 계약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김씨는 “학교와 가깝고 시설도 뛰어나 굳이 강남으로 갈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고층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강북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당초 주상복합이 고급주택으로 떠오른 강남지역보다 요즘은 강북지역에서 더 큰 인기를 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타워팰리스가 입주한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강남권과 강북에 1만6000가구(41개 단지)가 들어섰다. 이 기간 강남권에선 5100여가구(9개 단지)가 입주한 데 그쳤고 나머지 1만여가구(32개 단지)는 강북지역에서다.

강남권에선 2008년 이후 입주가 뚝 끊기다시피 한 반면 강북에선 2008년 용산 파크타워, 2009년 공덕동 롯데캐슬프레지던트, 2010년 남산 트라팰리스, 2011년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등 한강변이나 남산 주변과 용산 근처에서 대거 입주했다. 올해도 강남에 입주하는 주상복합은 없지만 강북에는 6월 메세나폴리스와 8월 용산 센트레빌아스테리움 등이 잇따라 집들이를 한다.

▲ 서울 강북지역에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가 잇따른다. 사진은 6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강북 도심, 조망권 좋고 교통 편해 인기

강북 고급 주상복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강남보다 낡은 주거지가 많은 강북에 도심 재개발이 활발해서다.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 용산,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진 한강변, 조망권이 탁월한 남산 주변 등은 조망권과 교통 등 입지여건이 뛰어나 고층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기 적당하다는 것이다.

강북 주상복합들은 시세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부분 새 아파트인 데다 한강·용산공원 등 조망권이 탁월하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주상복합은 타워팰리스1차(415㎡형 63억원)이지만 갤러리아포레가 지난해 7월 입주하면서 타워팰리스 시세를 넘보고 있다. 이 아파트 377㎡형은 52억원이다. 갤러리아포레공인 김은정 실장은 “조망권이 좋은 층은 분양가보다 많게는 20%까지도 시세가 뛰었다”고 말했다.

최근 1년 동안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주상복합도 모두 강북에 위치해 있다. 용산 파크타워 124㎡형은 지난해 2월 11억원이었으나 현재 13억5000만원으로 22% 뛰었다. 같은 기간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148㎡형은 11억5000만원에서 12억7000만원으로 11% 상승했다. 더샵스타시티공인 장성옥 대표는 “초대형 스포츠센터와 공원 조성 등 호재가 많다”며 “쾌적한 환경 때문에 강남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미국에서 센트럴파크 주변의 주상복합 인기가 높은 것처럼 국내에서도 조망권과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심 주상복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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