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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노트북] 항상 즐겁게 자원봉사

중앙일보

입력

할머니 자원봉사자 로사문드 존은 언제봐도 항상 웃고 있다.

존 할머니는 하루 6시간씩 복싱 경기장 입구에서 입장권이나 ID카드를 검사하면서 출입구 안내를 한다.

그녀는 팔.다리 길이가 4세 정도의 어린이처럼 짧아 걷기가 불가능하다. 전동 휠체어를 탄 존 할머니는 "나이는 21세며 로즈(장미)로 불러달라" 고 말할 정도로 행복해 한다.

시드니 올림픽 자원봉사자 8만여명 중 장애인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배드민턴 경기장에는 키가 1m도 안되는 작은이가 방송용 케이블을 정리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다리 하나가 없는 한 자원봉사자는 선수촌 입.출촌 등록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비만인 사람.80대 노인 등 넓은 의미의 '비정상인' 들도 당당히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호주에 체류하는 외국인들도 '이방인' 이 아니다.

기자촌 앞에서 교통안내를 맡고 있는 최문정(24.여)씨는 "시드니대학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중 30% 이상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사회의 공적 업무에 의무감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존 할머니는 "내가 사는 시드니에서 큰 행사가 있는데 도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일이 즐겁다" 며 미소를 짓는다.

똑같은 인격체로서 편견없이 사회의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장애인들이 집안에 꼭꼭 숨어 생활해야 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조그마한 약점이 보이면 집단적으로 따돌림하는 '왕따' 현상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한국과는 달라 보인다.

시드니 올림픽의 장애인들은 당당하고 친절하다. 마치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벌어지는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처럼 표정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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