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분양마케팅, 가격ㆍ실속이 승패 갈랐다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박일한기자]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는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새로운 평면, 분양가 할인, 각종 입주체험, 다양한 경품 이벤트, 홈쇼핑 등 각양각색의 미분양 아파트 판촉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분양가를 깎아준다든지 아파트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한다든지 하는 ‘실속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몇몇 건설사가 실시했던 홈쇼핑 방송마케팅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건설이 지난 9월 CJ오쇼핑을 통해 인천 계양센트레빌2차 미분양을 팔려고 했으나 계약은 거의 성사되지 못했다. 방송당시 분위기는 좋았다. 방송 당시 2000통에 가까운 상담예약 전화가 오는 등 관심이 컸으나 계약으로 직결되지 않아 현재 많은 물량이 아직 미분양 상태다.

벽산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일산 식사지구 위시티블루밍도 지난해 2차례에 걸쳐 홈쇼핑 광고를 진행했다. 두 번의 방송 중 1500여 통의 상담 전화가 몰리고 500명 이상이 실제 견본주택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입주한지 1년 이상 경과한 현재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홈쇼핑 판매, 계약률 높이는 데 실패

부분임대형 아파트도 현재까진 실패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부분임대형이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도입한 곳이 있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 8월 분양을 한 용인 신동백서해그랑블2차의 부분임대형은 초기 계약률부터 예상과 달리 부진했다.

두산중공업이 분양하고 있는 서울 중구 흥인동의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와 한진중공업이 공급하는 광명시 광명해모로이연 역시 중대형면적에 부분임대형을 공급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부분임대형을 적용했어도 대형면적을 꺼리는 시장분위기로 저조한 계약률을 기록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대형 주택형을 팔려는 방법으로 도입한 부분임대형은 대체로 고전했다”면서 “분양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임대를 놓기 위해 비싼 대형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분임대형’ 고전, ‘4베이 도입’은 성공

아파트 평면 마케팅에서 부분임대형 도입이 실패했다면 소형 주택형을 큰 주택형으로 바꾼 ‘소형면적 4베이’ 도입 전략은 성공했다.

대형면적에서만 볼 수 있는 4베이를 도입한 소형 아파트는 잇따라 높은 계약률로 이어졌다. 베이수를 늘리면 발코니 면적이 넓어지면서 서비스면적이 늘어나 작은 돈으로 더 큰 공간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아파트가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다.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이례적으로 96%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소형에 4베이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올 1월 초 견본주택을 정리하고 일부 잔여가구만 남아있는 상태다.

양산시 물금택지지구 양산반도유보라3차 역시 계약률이 95%를 웃돌고 있다. 역시 4베이 도입의 역할이 컸다.

초기부담금 낮추는 캐시백 제도 효과

계약 즉시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Cash-Back) 제도도 효과적이었다. 신일건업은 강원도 원주시 우산주공을 재건축 한 신일유토빌을 분양하면서 계약자에게 계약금 5% 중 3%를 다시 되돌려주는 마케팅을 펼쳤다.

전용면적 59㎡를 계약하려면 실질적으로 300만원정도만 있으면 되도록 했다. 이 방법은 성공해 신일유토빌은 원주지역의 장기 미분양 사태 속에서 독보적인 98%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도 경기 고양시 삼송동에서 분양 중인 삼송아이파크에 캐시백제도를 적용했다. 계약 즉시 특별 분양금 1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초기비용을 최소화해 자금력이 부족한 청약자를 끌어내려는 전략이다.

분양대행사 이삭디벨로퍼 이기점 팀장은 “주택 수요자에게 가격과 실속을 챙겨주는 마케팅은 성공한 반면 고가 명품 증정, 입주체험, 홈쇼핑 판매 등 일회성 행사는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