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야구] 믿음이 가는 안방지기 홍성흔

중앙일보

입력

“걱정 마십시오. 제가 있지 않습니까.”

’99 한국 프로야구 신인왕에 빛나는 포수 홍성흔(두산 베어스)이 시드니 올림픽 본선 4강 진출이 확정된 이후 자신 있게 말하는 말이다.

9월 24일 벌어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전에서 7회 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 장타력 부재로 시달리던 드림팀 III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일조를 했다.

홍성흔은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 포함) 3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 맹활약을 하여 팀이 8회 콜드게임 승리로 이기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홍성흔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패기 넘치는 활기찬 플레이다. 여기에 강한 승부근성과 투지가 겹쳐져 누구에게든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99 시즌 신인왕 대결에서도 타율에서 해태 타이거스의 내야수 정성훈에게 뒤졌으나 그러한 투지와 패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쉽게 등극했을 정도.

가까스로 2대 1로 앞서고 있던 4회 말 무사 2,3루에서 당시 까지 나름데로 호투를 하고 있던 남아공의 두 번째 투수 모리스의 대결에서 볼카운트 2-0에서 파울만 연속해서 5개를 때려내며 상대투수를 지치게 만든 홍성흔은 결국 9구째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1타점을 뽑아낸 것이 바로 그의 승부근성을 보여주는 예다.

이날까지 한국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장타력 부재였다. 한국과 상대할 미국이나 결승까지 오르면 상대할 쿠바 혹은 일본과 투수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장타 한 방으로 승부가 결정이 나기 쉬운 법.

그런데 한국은 투수력이 약한 이탈리아,호주,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홈런이 한 방 치지 못하는 등 6경기에서 겨우 2개의 홈런을 기록해 코칭 스텝진을 초초하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홈런 한 방이 절실했고 더욱이 최약체 남아공 전에서 까지도 얻어 내지 못한다면 승패 여부를 떠나 가라 않을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홍성흔은 보라는 듯 팀의 3번 째 홈런을 터뜨렸다.

홍성흔은 19일 쿠바전에서 박경완의 불의의 어깨부상 이후 홀로 안방을 지키고 있다. 박경완의 부상이 의외로 심해 출장은커녕 대수비로도 나올 수 없는 처지다.

홍성흔은 정신적 스트레스는 고사하고 3경기 연속 전 이닝을 뛰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 힘든 처지다. 그러나 홍성흔은 특유의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노메달로 귀국하면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누구보다 아는 홍성흔이기 때문이다. 우려되었던 다른 팀 소속인 투수들과의 호흡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홍성흔은 이에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1990년 서울에서 벌어진 시드니 올림픽 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서 그들의 공을 받아본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박경완이 빠져 공격과 수비에서 큰 구멍이 났던 한국팀 코칭스텝진에게 한 경기 한 경기 치룰 때 마다 믿음을 주는 안방지기로 인정 받았다.

그 동안 실추된 한국 프로야구의 이미지를 최소한 동메달을 따서 다시 부상시키기 위해서라도 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홍성흔의 다짐이다.

※ 신종학-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