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항암제를 여러 번 반복 투여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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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기는 정보

암이란닷컴 대표
최상규

암의 치료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항암화학요법’이란 일반인들이 ‘항암제치료’라고 부르는 것으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와는 달리 전신 요법이다. 암의 위치가 어디에 있건 온 몸 전체에 작용과 부작용을 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탈모, 구토 걱정 때문에 막상 항암제치료를 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가지고 있지만, 항암제치료는 암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항암제치료는 전에 암 환자의 60% 정도가 실제 치료를 받았던 방법으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항암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각각의 암 환자에 대한 치료의 선택은 암의 발생 부위나 종류, 병의 진행 범위를 나타내는 병기, 암의 생물학적 특성 및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하여 그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항암제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전통적으로 지금까지 항암제치료의 주된 치료제제로 사용되는 항암제인 세포 독성 항암제(Cytotoxic Chemotherapy)가 있고,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표적 항암제(Target Chemotherapy)가 있다. 세포 독성 항암제는 암세포의 각 대사 경로에 개입하여 주로 DNA와 직접 작용하여(방사선치료와 마찬가지로 DNA의 이중 나선구조를 파괴) 암세포에 대한 세포 독성을 나타내는 약제들을 총칭하며 현재 약 50여종의 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런 항암제는 암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공격하여 여러 부작용을 나타내는데 특히 세포 분열이 활발한 골수, 모낭, 위장관 내피세포 등에 영향을 주어 백혈구 감소, 빈혈, 혈소판 감소, 탈모, 오심과 구토, 변비, 설사 등 다양한 전신적 부작용이 나타난다.

본격적으로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도형 교수의 도움으로 항암제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해소해 보기로 한다.

Q. 항암제는 어떻게 투여할까?
A. 항암제는 일정 주기를 가지고 투여하게 된다. 이를 주기(cycle)이라고 하는데 항암제 투여의 한 주기는 항암제 투여를 하고 다음 항암제를 투여 할 때까지 일정 기간의 휴식기를 갖는데 이는 항암제로 인하여 손상 받은 정상 조직이나 세포들이 회복을 하고 재생이 될 때까지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이유이다. 예를 들어 백혈구의 경우, 항암제를 투여하고 1주후나 2주초에 가장 많이 수치가 감소하다가 2주말이나 3주초에 회복이 되는데 이러한 정상조직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휴식기를 갖는 이유이다. 항암제의 종류에 따라 휴식 기간이 좀 다르지만 각 주기(cycle)사이에 대개는 3주 내외의 휴식기간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Q.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A.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경구 투여가 있는데 가장 쉽고 편리하다. 아직 많이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간편성으로 인해 앞으로 좀 더 많은 약물들이 개발될 예정이다. 두 번째는 가장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정맥 내 주사방법인데 대부분의 항암제가 이 방법으로 투여된다. 세 번째는 주로 피부암에서 적용되는 방법으로 항암제를 젤이나 크림형태로 만들어서 암종괴부위에 바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동맥 내 주사, 복강 내 주사, 암 세포 직접 주입 등의 방법이 있다.

Q. 케모포트(Chemoport)란?
A. 항암제를 정맥내로 주사하는 방법을 쓸 때, 예기치 않게 혈관이 터지거나 혈관 밖으로 항암제가 유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정 항암제는 이런 상황이 발생될 경우 주변의 조직을 괴사시키게 되어 썩은 조직을 제거하고 새 피부와 조직을 이식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인공 혈관 장치인 케모포트라는 것을 환자 몸에 심어서 이를 통해 안전하게 약물을 투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인공혈관 장치에는 케모포트외에도 히크만 카테터나 PICC등이 있다.

Q. 항암제를 여러 번 반복 투여하는 이유는?
A. 항암제의 치료 효과는 암세포의 숫자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일정 분율의 암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한 번 항암제로 치료하면 1000개의 암 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한 cycle 치료 시 전체 암 세포에서 50%를 죽이는 개념이다. 다음 cycle 까지 휴식 기간 동안 정상세포도 회복이 되지만 암세포들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므로 두 번째 cycle의 항암제를 다시 투여하면 또 그 정도 분율의 암세포가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투여하면서 암세포를 최대한 사멸시키는 것이다.

Q. 먹는 항암제가 주사제보다 훨씬 수월한가?
A.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경구로 투여하기 때문에 방법은 편리하고 쉬우나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은 주사제나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주사제를 경구용 제제로 단지 변환시킨 것이어서 모든 부작용은 주사제와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다.

Q. 먹는 항암제가 주사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나?
A. 그렇지 않다. 경구용은 주사제를 투여 편리성에 의해 먹는 제제로 바꾼 것일 뿐이다. 따라서 효능은 주사제와 별반 차이가 없다.

Q. 항암제의 치료 비용이 매우 비싸다?
A. 일반적으로 의료건강 보험 적용이 되는 경우, 암 환자에서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5%이기 때문에 항암제의 비용 또한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다만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모든 약제비를 환자가 부담하여야 하므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 도움말 :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도형 교수(dos143@paran.com)

암이란닷컴 최상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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