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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입학사정관전형 합격한 김지훈·김두리

중앙일보

입력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김지훈군은 “특기적성을 계발하는 열정을 가질 것”을, 김두리양은 “자기만의 진로와 소질을 개척할 것”을 주문했다.

게임 적성 찾아 대학·전공 바꿔 재입학

 “나만의 특기·적성과 진로를 찾아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왔어요. 이젠 후회하지 않습니다. 전력 질주할 수 있으니까요. 시행착오 끝에 찾은 이런 나의 모습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2012학년도 아주대 신입생선발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인 아주ACE전형에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한 김지훈(19·미디학부 입학 예정)군의 각오다. 대학입시에 쫓겨 시험점수만 생각하고 택했던 전공을 떠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나섰다는 설명이다.

 김군은 2011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서울권 모 대학의 컴퓨터공학과와 아주대 미디어학부에 동시 합격했다. 하지만 주변의 권유에 따라 시험성적에 맞춰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교육내용이 기대와 달랐다. 1~2학년 땐 이공계·인문계를 가리지 않고 수업을 두루 들으며 포괄적인 지식을 쌓고 싶었다. 하지만 그 과는 공학인증교육과정에 따라 고교처럼 정해진 전공 수업만 들어야 했다. 배우는 내용도 원하던 디지털콘텐트 분야도 아니었다. 원치 않는 배움이 고통으로 다가왔다. 고민 끝에 1학년 1학기가 끝나기 전에 자퇴를 했다.

 그가 디지털콘텐트에 빠지게 된 건 고1 때 전국고교생게임공모전에 출전했을 때다. 담임교사를 설득해 여름방학 보충수업까지 빠지면서 한달 동안 방에 갇혀 출품할 작품을 구상했다. 게임 개발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27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출품했다. 고3 땐 수업 시간 중에도 머릿속은 웹 콘테스트에 출품할 아이디어 생각뿐이었다.

 부산까지 마다하지 않고 디지털 게임 관련행사를 쫓아다니며 안목도 길렀다. 전문가들의 발표회를 들으며 희열을 느꼈다. 그들을 자신의 미래 모습으로 상상하며 인터넷 콘텐트 전문 서적을 훑었다. 대회에서 만난 게임 특성화고 학생들이 수상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김군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이듬해 대학입시에서 아주대미디어학부로 되돌아왔다. 그 이유를 물어보는 면접관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디지털 콘텐트 개발에 대한 나만의 소신과 희열을 발견했습니다. 중소기업이라도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다면 픽사(Pixar. 미국 디지털 애니메이션 제작사) 못지 않게 평생을 바쳐 기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학생자치 활동하며 정치외교에 눈 떠

 “국제무대에서 분쟁을 해결하고 저개발국가에 도움을 주는 활약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고교 3년 동안 교내·외 학생회·학교운영위원회·사회 문제토론동아리·모의유엔대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국가 간 외교와 국제문제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됐어요. 그 잠재력을 대학에서 전문지식으로 키울 겁니다.”

 다음달 아주대 새내기가 될 김두리(대전 호수돈여고 3)양은 사회과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김양은 2012학년도 아주대 입학사정관전형인 커리어로드맵전형에 합격했다. 조직자치활동에 전념해 온 김양의 학업과정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양은 반장·학년회장·학생회장을 줄곧 맡았다. 친구·교사와 소통하며 교내 문제를 개선·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학생 참여를 금지한 학교운영위원회에도 참여했다.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학교의 말과 달리, 학교운영을 논의하는 자리엔 학생의 발언 기회가 없는 점을 지적하면서 참여자격을 받았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교복 대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생활복을 입게 된 것도 김양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대전시교육감에겐 대전시학생회장연합회창단에 대한 지원 요청 편지를 쓰기도 했다. 연합회가 바자회 행사를 열고 수익을 저소득층교육사업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하며 도움을 청했다. 교육감의 답장을 받고 연합회를 조직하고 초대 회장을 맡아 활동했다.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하삐고 학생과 홈스테이를 하면서 국제외교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됐다. 한국 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던 중국인 친구를 이끌고 서울 궁궐 탐방, 전통문화 관람, 전통음식 체험 등에 나섰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과 문화격차의 심화 등에 대해서도 얘기해줬다. 중국 친구가 가져온 교과서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점도 지적하며 한국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같은 경험을 활동경력보고서(지원자의주요 활동 5개를 적어 내는 아주대 심사서류)에 담아 제시했다.

 “처음엔 한국에 무관심했던 중국인 친구가 나중에 김치와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는 모습을 보면서 외교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어릴 때부터 논조가 다른 신문들을 비교하며 읽어온 덕에 중국인 친구에게 명확한 설명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교·내외 자치활동 때도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설득하는데도 힘이 됐어요. 입시를 위한 경력을 쌓을 게 아니라 관심분야에 대한 열정을 키우면 내 모습도 바뀐 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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