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대학풋볼 최고 스폿라이트는 UCLA브루인스

중앙일보

입력

이번주 대학풋볼 최고의 스폿라이트는 단연 고향팀 UCLA 브루인스가 독차지했다.

올해 개교 81주년을 맞이한 UCLA는 이달초의 개막전에서 앨라배마를 누른데 이어 17일 중부지역 최강 미시간 울버린스에게도 23-20 역전승을 거두고 파죽의 3연승을 질주한 것. 캘리포니아의 신문·방송은 물론 전국의 매스컴도 “2주일 사이에 랭킹 3위팀을 연파한 것은 93년 노터데임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며 LA팀의 저력을 하루종일 대서특필 했다.

99년 시즌 최약체 오레곤 스테이트에 7-55로 참패하고 선수들이 캠퍼스내 장애인 자리에 불법주차하는 물의를 일으킨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변신이다. 지난해 4승7패라는 ‘업보’ 때문에 새천년 시즌전 랭킹밖으로 처져있다가 단숨에 전국 6위까지 치고 올라온데는 결국 브라이언 폴리-딕슨·프레디 미첼·드숀 포스터등 발빠른 선수들이 제몫 이상을 해내고 있는데 기인한다.

UCLA는 98년 11월말까지 10전 전승을 기록, 개교 이래 첫 미식축구 전국챔피언의 꿈을 키워 나갔으나 막판 마이애미대에 역전패하고 로즈보울에서도 위스컨신에 석패한바 있다. 올해는 바로 2년전의 화려한 공격력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다.

LA 고향팀에서 21년만에 새천년 전국챔피언이 탄생하길 바라는 팬들의 기대는 현재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 브루인스의 최대 라이벌 남가주대(USC) 트로잔스도 현재 9위에 올라있으며 LA의 양대명문이 나란히 톱10에 들어간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시즌 오레곤대만 19위에 오르고 랭킹순위에서 전멸한 서부지역 퍼시픽-10(팩텐)의 자존심도 완전히 회복됐다.

다시 UCLA 얘기로 돌아가자. 브루인스가 주목을 받는 또다른 이유는 ‘전국에서 가장 터프한’ 스케줄임에도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앨라배마를 첫경기에서 이겼을때만 하더라도 우연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정신 바짝 차리고 달려든 미시간마저 제치며 실력을 입증한 셈이다. 전반초반에는 리시버들이 쉬운 패스를 잇달아 놓치며 공격의 맥을 끊었으나 후반부터 심기일전, 수비진이 7점만 허용하며 뒷심을 과시했다.

약체팀이긴 하나 두경기에서 무려 80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과시한 미시간의 공격력은 UCLA의 수비 앞에서 잠들었다.
왼손잡이 쿼터백 라이언 맥캔은 당초 후보선수로 부상중인 주전 코리 파우스를 대신해 출전했으나 이젠 ‘하이즈먼 트로피(최우수선수상)’ 후보자로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UCLA의 남은 과제는 라이벌 USC를 제치는 일. USC는 강호 워싱턴과 싸우지 않으며 오레곤과는 홈경기(UCLA는 23일 원정경기)를 갖는등 상대적으로 손쉬운 여정이다.

결국 전국챔피언 등극여부는 물론, 누가 LA의 1인자가 될지는 11월18일 로즈보울에서 벌어지는 양교의 마지막 정규전까지 계속 흥미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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