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도 예외 없다, 녹내장의 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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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인 송모(여·36·서울 송파구)씨는 지난달 10일 시력 교정을 위한 라식(각막 굴절교정술) 수술을 받으러 안과를 찾았다. 하지만 의사로부터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돼 있어 라식 수술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송씨가 “평소 녹내장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없었다”고 하자 의사는 “젊은 사람에겐 이렇다 할 증상이 없는 녹내장이 적지 않다”며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권했다. 50대 이상에서 주로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진 녹내장이 10~30대의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이 2007~2011년 이 병원에서 녹내장 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대 환자 수는 4년 만에 39%나 늘어났다. 10대는 36%, 30대는 24% 증가했다. 또 전체 녹내장 환자 중 30대 이하가 16%나 됐다. 현재 국내 녹내장 환자는 약 60만 명이다. 삼성서울병원 안과의 기창원 교수는 “젊은 환자들은 라식·라섹 수술을 위해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녹내장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 나이에 녹내장에 많이 걸리는 건 고도근시(近視)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눈이 나쁜 어린이·청소년들이 자라면서 시력이 더 악화돼 고도근시가 되고 이들 중 일부가 녹내장 환자로 발전한다는 설명이다. 또 성적과 취업 스트레스·과도한 게임 등도 주요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신경으로 가야 할 피가 머리 쪽으로 몰리는 탓에 시신경에 빈혈이 초래돼 녹내장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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