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짜리 아파트가 1억원에 경매로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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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분양가 10억원에 달했던 아파트가 5년만에 1억원대 경매 매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오는 2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성원상떼레이크뷰 아파트 345가구 중 290가구가 최저가 1억70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89㎡(70평 상당) 이상의 대형으로만 구성됐다. 2007년 분양가가 최저 10억4200만원에서 최고 11억9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작년 1월 경매에 부쳐진 이후 현재까지 낙찰된 55가구의 평균 낙찰가는 2억6500만원으로 분양가의 26.5%에 그쳤다.

대형 구성에 복잡한 유치권…소비자 `외면`

103동 15층 아파트는 작년 12월 4억8200만원에 낙찰됐지만 올해 1월에는 같은 주택형인 106동 14층이 2억1800만원에 낙찰돼 한달새 `반토막`이 나기도 했다.

이 아파트가 헐값에 나온 것은 40여건에 이르는 유치권 신고 때문이라고 업체는 전했다. 법정담보물권인 유치권은 별도 재판이 없는 한 채권의 진위 여부나 정확한 금액을 가려내기 어려워 낙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대형인데다가 빌트인 전자제품이 설치되지 않았고 내부 인테리어 마감 등이 소홀한 것도 유찰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 신고가 난립하면 투자자들이 입찰을 꺼려 채권자와 정당한 유치권 권리자들까지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유치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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