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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작가 도일 살인혐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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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라는 명탐정과 왓슨이라는 의사조수를 등장시킨 추리소설 시리즈로 추리 소설의 신기원을 열었던 작가 코난 도일(사진)이 사후 70년만에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게다가 조사를 받을 내용은 그의 추리 소설을 방불케 한다.

'추리 소설 작가가 친구 작품을 표절해 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자 작가는 표절 사실이 폭로될까 봐 자신의 정부(情婦)이기도 한 친구 부인에게 살인을 사주한다. 친구는 독살됐지만 병사한 것으로 위장됐다. '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심리학자 출신인 영국 작가 로저 개릭-스틸이 최근 〈배스커빌의 집〉이란 책을 통해 코난 도일을 살인자로 지목했기 때문.

그는 "코난 도일의 장편 〈배스커빌의 사냥개〉는 그의 친구이자 작가였던 버트램 플레처 로빈슨의 〈다트무어의 모험〉을 표절한 것" 이라며 "의사였던 코난 도일은 정부였던 친구 부인에게 아편을 먹여 남편을 살해하게 한 뒤 증세가 비슷한 장티푸스로 사망한 것처럼 꾸몄다" 고 주장했다.

기록에 따르면 로빈슨은 1907년 36세의 나이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했다.

이에 대해 개릭-스틸은 "로빈슨이 죽을 때까지 병원을 찾은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전염병이라면서 주변 인물 누구에게도 전염되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전염병 환자와 달리 화장되지 않았다" 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 "지난 11년간 각종 편지와 자료를 조사한 결과 도일은 1900년 다트무어에 있던 로빈슨 자택을 방문, 그 지방 악마의 개 전설을 담은 로빈슨의 원고에 관해 토론하고 돌아갔으며 2년 뒤〈배스커빌의 사냥개〉가 출간됐다.

배스커빌이라는 이름도 로빈슨의 마부 이름을 딴 것" 이라고 주장했다. 개릭-스틸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로빈슨 유해를 조사해 달라고 런던 경찰청에 요청했다.

코난 도일의 소설에서 항상 멍청하다는 조롱을 받아온 경찰청은 "조사를 하겠다" 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셜록 홈즈 소사이어티' 회원이자 '셜록 홈즈 저널' 편집장인 히더 오웬은 "도일의 존경할 만한 삶의 방식은 살인자하고는 거리가 멀다" 고 반박했다. 도일은 보어 전쟁에서 의사로 활약한 공로 등이 인정돼 1902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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