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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아파트 경기침체로 수요 시들

중앙일보

입력

큰 평수의 아파트를 중소형으로 줄여 분양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큰 평형은 수요가 줄어 인기가 없는 반면 중소형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일대에는 서울 강남.성남 분당 등지의 투자자를 겨냥한 60~90평형대가 많이 나왔고 분양도 그런대로 잘됐으나 요즘엔 부유층과 가수요의 발길이 뜸하면서 대형 평형의 분양시장은 거의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이미 분양한 대형 아파트 분양권의 프리미엄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11월 용인에서 분양한 75평형과 79평형 두개의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을 조사한 결과 분양 시점(1999년 11월) 대비 프리미엄이 평균 1천3백만원, 2천만원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이렇게 바뀌자 올 가을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70평형대의 가구수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LG건설은 용인시 수지읍 성복리 3차와 5차 LG빌리지의 대형 평형이 미분양되자 이달말 분양하는 6차분은 당초 계획했던 74평형 80가구를 51, 63평형으로 줄였다.

금호건설도 9월말 분양하는 수지읍 신봉리 금호 베스트빌을 당초 47~78평형 중대형으로만 계획했으나 바로 옆에 땅을 추가 매입하면서 평수를 33~69평형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가구수가 1천9백22가구로 늘었다.

죽전지구에 분양 예정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영은 49, 74평형 등 총 1천1백14가구를 30~60평형대 1천2백59가구로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동아건설은 39, 49, 56, 62평형 중에서 56평형과 62평형을 없애는 대신 49평형 가구수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렇게 평수를 줄여 재분양한 몇몇 업체들의 경우 분양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건설은 지난 3월 41~68평형의 분양률이 30%선에 머물자 49평형 3백73가구를 99가구로 줄이고 35평형 3백48가구로 만들어 6월말 재분양, 현재 분양률이 70%를 넘어섰다.

벽산건설도 지난해 10월 수지읍 성복리에서 54, 75평형을 내놨으나 역시 분양이 잘 안돼 올초 51, 54, 65, 75평형으로 평수를 다양화한 결과 89%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LG건설 관계자는 "사업 시행사는 큰 평형을 선호하지만 분양성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평형을 축소하는 추세" 라'며 "앞으로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에서 70평형 이상의 대형은 찾아보기 힘들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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