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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결과로 보는 2013학년도 대입 수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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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은 미등록 인원 충원, 수능시험 난이도 하락 등으로 인해 수시모집의 전반적인 경쟁률과 등록률이 높아졌다. 대학입시의 축이 수시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특히 2013학년도 대입에서는 서울대가 모집인원의 80%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학별로 수시 비중이 늘면 수시모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능 잘 봐서 정시로 대학 간다’는 말이 무의미해졌다.

예비 수험생들은 2012학년도 수시모집 전형 결과에서 나타난 특징을 검토한 뒤 자신에게 맞는 수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최석호 기자

논술로 내신 만회하려는 수험생 많아질 듯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선 모집 규모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여부, 학생부·서류·논술 등의 핵심 전형자료에 따라 경쟁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는 연세대 진리자유 트랙이 11.0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1단계에서 서류와 에세이만 평가하는 창의인재 트랙은 60.5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강대도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을 75% 반영하는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의 경쟁률은 9.96대 1이었지만, 1단계에서 서류 100%를 반영하는 특기자 전형은 41.5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은 내신성적이 높지 않으면 서류 준비를 잘 한 수험생이라도 1단계를 통과하기 어려워 지원을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서류 중심 전형은 ‘안 되면 말고’ 식의 묻지마 지원을 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던 게 경쟁률 양극화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논술 중심 전형에선 수능 이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의 경쟁률이 높았다. 수시 논술 중심 전형으로 10명을 모집하는 중앙대 의학부는 4243명이 지원해 42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양대 일반우수자 전형은 850명 모집에 7만3874명이 몰렸다.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논술 중심 전형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낮기 때문에 ‘논술로 낮은 내신성적을 만회하겠다’는 기대감을 가진 수험생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수시 지원 가능 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 수시 전체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입학사정관 전형 등 서류 중심 전형들은 대학에서 세부 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한 2013학년도 대입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생부 중심 전형, 등록률 90%까지 올라

2012학년도 입시부터 수시 미등록 인원을 충원하면서 대학별로 학생부 중심 전형 등록률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는 학생부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여러 대학에 지원해 복수합격이 많으면서 실제 등록률이 20~6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90%대까지 상승했다. 학생부 중심 전형 등록률은 서강대가 지난해 60%에서 85%로, 중앙대는 75%에서 84%로, 한양대는 66%에서 82%로 올랐다. 홍익대는 90%의 등록률을 나타냈다.

미등록 인원 충원에 따른 합격생들의 학생부 성적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종로학원 이송희 평가부장은 “학생부 중심 전형은 학생부 평균 교과 성적 1.1~1.5등급대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면서 지원자들 간의 내신성적대가 조밀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학생부 우수자 전형의 경우 등록률이 지난해 20%대에서 80%로 뛰어올랐으며, 합격생들의 평균 내신성적은 지난해 1.33등급에서 1.57등급으로, 0.2등급 떨어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내신평균 1.17등급 내외 학생들이 합격했던 중앙대 학업우수자 전형 인문계열 모집 단위는 올해 같은 전형 방식으로 진행된 학업우수자 유형1에서 1.15등급으로, 합격생들의 성적대가 오히려 올랐다. 한양대 학업우수자 전형 합격생들의 성적대는 인문계열 1.27등급, 사회과학계열 1.11등급, 상경계열 1.22등급, 자연과학계열 1.19등급, 신소재 1.16등급이었다.

자연계 논술, ‘수리 단독형’ 문항비율 증가

인문계 논술은 올해 입시에서도 ‘다(多)논제’ 형식과 ‘교과통합’이라는 기본 출제방향이 유지됐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지난해까지 180분이었던 논술 시험시간을 120분으로 줄여 2시간 이내에 2~3개 문항을 해결해야 했다.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등에서 수리 문제를 출제했으며, 경희대·동국대·서울시립대·한국외대 등은 영어제시문을 제시했다. 수리 문제는 도표로 된 제시문을 준 뒤 도표 해석능력을 묻거나 다른 제시문과 연관 지어 특정 도표가 갖는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본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2012학년도 대입을 비롯해 최근 입시에선 도표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제시한 뒤 자료들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고 말했다. “영어제시문을 출제하는 대학들은 한글제시문의 논지를 바탕으로 영어제시문의 맥락을 파악하는지를 묻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연계는 수리 단독형 문항비율이 늘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에서 출제된 ‘~를 구하시오’ ‘~로 나타내시오’ ‘~을 논하시오’와 같은 논제는 수학 교과에서 배운 개념과 원리를 응용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서강대·아주대·한양대·홍익대에선 자연계 논술에서 과학 문제 없이 수리논술 문항만 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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