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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볼만한 전시· 국악· 뮤지컬 공연

중앙일보

입력

가볼만한 무용 '브레이크!'

우리 고유명절 추석이라고 해서 꼭 국악가락을 반주로 한 우아한 한국춤을 감상해야만 제맛은 아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등 대형 공연장이 잠시 휴식에 들어간 지금 화끈한 브레이크 댄스를 보는 것도 연휴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댄스 퍼포먼스 '브레이크!' 가 펼쳐지는 서울 올림픽공원 내 역도경기장을 한번 찾는 것은 어떨까.

연휴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17일까지 계속하는 '브레이크!' 는 마돈나와 재닛 잭슨.휘트니 휴스턴 등 세계적인 팝 스타들과 함께 무대에 섰던 백댄서들의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를 모은 공연이다.

미국 브로드웨이가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은 대형 뮤지컬들로 채워져 있다면 여기서 조금 벗어난 오프 브로드웨이는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저예산 퍼포먼스들이 많다.

'브레이크!' 는 후자에 속하는 공연이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페스티벌인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해 단숨에 개런티를 껑충 올려 놓았다.

지금은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인기 퍼포먼스로 부상했지만 '브레이크!' 탄생 배경은 연출가인 스티브 러브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했다.

비주류에 속한 댄서들과 함께 춤을 추던 러브는 뒷골목 춤을 무대화하면 어떨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했다.

아크로바트를 연상시키는 격렬한 길거리춤이 유명 댄스가수들의 백댄스로 각광받을 수 있었다면 다시 이 춤을 독자적인 무대예술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그래서 러브는 세계 최고 수준의 브레이크 댄서를 한데 모아 '브레이크!' 를 선보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러브의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는 역시 댄서들의 실력이다.

몇몇 출연진의 면면만 보아도 마이클 잭슨의 개인 안무 강사로 영화 '캡틴 EO' 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제임스 재지 에버렛과 '힙합의 제왕' 으로 불리는 로저 지 등 이름만으로도 브레이크 댄스 열성팬들을 사로잡는다.

9~13, 16~17일 오후 3시.7시(9일 낮, 11일 저녁 공연 없음) , 14~15일 오후 7시30분.

02-501-7888.

가볼만한 뮤지컬 '난타'

난타의 조리사들이 추석연휴 연장공연에 들어간다.

난타는 80분간 대사없이 오직 조리사들의 냄비와 프라이팬.주걱.국자만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뮤지컬. 결혼 피로연 음식을 장만하는 조리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998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날부터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올해초엔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리기구를 악기삼아 한바탕 사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의 공연에선 대사와 노래가 이끌어가는 뮤지컬 이상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PMC프로덕션은 추석연휴기간 정동의 난타 전용극장에서 오후 3시와 6시 하루 두차례 난타 공연을 계속키로 했다.

PMC프로덕션은 추석연휴기간에 가족단위나 내.외국인 구분없이 우리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온 관객에게는 관람료를 20% 할인하고, 12.13일 오후 3시 공연후엔 추첨을 통해 관객에게 미용강의 수강권을 비롯한 선물을 준다.

가볼만한 국악 '달누리…'

12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야외공연장(별맞이터.비가 오면 예악당) 에서는 국악과 전통무용이 어우러진 '달누리, 그 아이의 꿈' 공연이 벌어진다.

국립국악원 정악단.민속악단.무용단과 실내악단 '소리누리' , 우리소리어린이합창단, 북청사자놀음보존회 등이 출연한다.

'옛날, 달누리 마을에 살았던 한 아이' 와 '오늘, 다시 달누리로 돌아온 그 아이' 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꾸몄다.

제1부에서는 창작 놀이춤 '달누리 마을의 강강술래' , 사물놀이 '달속에 항아님네' , 거문고합주 '달무리' (정대석 곡) , 창극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 ,

제2부에서는 실내악 소리타래의 '몽금포타령 2000' , 전래동요 '달아 달아' '별노래' , 국악동요 '흥부놀부' (나운영 곡) '추석' (김종덕 곡) '풍년놀이' (신상춘 곡) '고향가는 길' (이정선 곡) 을 연주한다.

또 달맞이 북청사자놀음과 함께 하는 강강술래로 무용단과 관객이 하나되어 피날레를 장식한다.

02-580-3300.

가볼만한 스포츠 '씨름'

한가위 연휴 동안에는 색다른 스포츠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씨름연맹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강원도 동해시 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추석맞이 동해장사씨름대회' 의 이색 볼거리로 스페인 루차 카나리아 선수단(선수 15명 포함 총45명) 을 초청, 개인전과 단체전을 갖는다.

루차 카나리아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군도에서 인기있는 전통 민속경기로, 일본 스모와 몽골 씨름을 포함해 전세계 10여종의 유사 경기 가운데 민속씨름과 가장 비슷한 형태의 겨루기다.

안다리치기.허벅다리 잡고 넘기기.허리치기 등 씨름과 거의 같은 기술을 구사해 상대를 모래판에 넘어뜨려 승부를 결정한다.

샅바를 매지 않고 상.하의를 입은 채 경기복 바짓단을 말아쥐고 서서 경기를 시작하는 점이 다를 뿐 경기의 기본 룰이 같아 흥미진진한 접전이 예상된다.

12명씩의 선수가 나서는 단체전 1차전(12일) 은 루차 카나리아 방식으로, 2차전(14일) 은 샅바를 맨 씨름 방식으로 치러진다.

루차 카나리아 방식의 단체전은 승리를 거둔 선수가 패할 때까지 모래판에 계속 남아 상대편 선수를 맞아들이게 된다.

민속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의 교류는 1988년 동아대팀의 스페인 방문 이후 8번째다.

지난 2월 스페인 라스팔마스에서 열린 교환 경기에는 이태현(현대) .김경수(LG) .황규연(신창) 등이 출전, 단체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바있다.

12일 첫번째 단체전에 이어 열리는 개인전은 양국에서 대표선수 1명씩 내보내 민속 씨름과 루차 카나리아 방식을 번갈아 가며 3판 양승으로 승부를 가린다.

스페인은 카나리아 군도 주민의 '우상' 이자 94년부터 올해까지 각종 대회 우승컵을 휩쓴 프란시스 페레스(1m98㎝.1백56㎏) 를 내보낼 예정이지만 한국은 맞상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방문 경기에서 개인전 한국대표로 출전, 1-3으로 패한 이태현은 왼쪽 무릎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았고 올해 상승세를 타고있는 신봉민(현대) 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골리앗' 김영현(LG) 이 2m17㎝의 큰키를 이용해 페레스를 모래판에 메다 꽂을 유일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차 카나리아와 친선 경기에 이어 벌어지는 본 경기엔 국내 4개 프로씨름단 47명의 선수가 출전, 총 5천만원의 상금을 놓고 샅바 싸움을 벌이게 된다.

대회 하이라이트인 백두장사와 한라장사 결정전.동해장사 결정전은 TV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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