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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아파트 전세난으로 다가구 건축 붐

중앙일보

입력

金모(53.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지난 5월 10여년 동안 살던 2층 양옥을 헐고 다가구주택을 지었다.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80평의 대지 위에 10가구용 3층짜리로 지었다. 공사비는 총 4억1천7백만원. 3층에는 자신이 살고 나머지 9가구를 세 놓아 5억7백만원을 받았다. 공사비를 제하고 9천만원의 여윳돈이 생겨 투자처를 찾고 있다.

서울에서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너도나도 金씨처럼 단독주택을 헐고 임대를 겨냥해 건축하고 있는가 하면 법원경매에서도 다가구.다세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형 아파트에서 불붙은 전셋값 강세가 다가구.다세대 쪽으로 이어지자 손쉽게 세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앞으로 건축 규제를 강화키로 하자 서둘러 사업에 나선 것도 한몫하고 있다.

◇ 다가구.다세대 건축붐〓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시내에서 건축허가가 난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총 1만6천4백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 늘었다.

지난 1~4월 증가한 뒤 5월에는 주춤했으나 전셋값 오름세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6월 이후 또다시 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모완수씨는 "종전 3백%인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종별(1~3종)로 구분, 1백50~2백50%로 대폭 낮추는 도시계획조례를 마련, 종별 구분이 이뤄진 곳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건축허가를 신청하고 있다" 고 전했다.

◇ 경매시장서도 열풍〓아파트 낙찰가율은 85%를 전후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84.28%로 지난 1월의 84.95%와 비슷했다.

반면 연립.다세대 주택은 지난 1월 69.68%에서 지난달 73.21%, 단독.다가구 주택은 60.4%에서 69.18%로 각각 높아졌다.

경매전문컨설팅업체 유승컨설팅 양창석 사장은 "전셋값 상승으로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찾아달라는 문의가 많다" 며 "이 주택을 낙찰해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낙찰가격이 높은 아파트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경쟁분위기에 편승해 높은 가격에 응찰하지 말고 전세수요가 많은 역세권 주택 등을 노려야 나중에 세입자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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