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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가빈·박철우 뒤에 지태환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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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프로배구 경기. 3세트 삼성화재가 14-16으로 뒤지는 상황. 삼성화재 지태환(26·사진)의 강력한 서브가 상대를 흔들었다. 그는 2개의 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16-16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삼성화재는 역전에 성공했고, 세트와 경기를 따냈다.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캐피탈을 3-0(25-23, 25-13, 25-21)으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3연승을 달리며 19승2패(승점 54점)로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가빈(25득점)과 박철우(12득점) 쌍포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고비마다 천금 같은 득점을 올리며 만점 활약을 펼친 선수는 지태환이었다.

 지태환은 사실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다. 배구공을 처음 잡은 것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까지 그는 그냥 키가 큰 소년이었다. 당시에 키가 1m91㎝였으니. 그래서 얼떨결에 배구를 시작했다. 그의 큰 키를 눈여겨 본 한양대 박용규 감독의 제의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이를 악물고 뛰었고 한양대에 진학했다. 잘생긴 외모 덕에 ‘한양대 조인성’으로 불렸다. 그는 2010~2011 시즌 1라운드 6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해 프로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프로무대는 녹록하지 않았다. 주전 센터 고희진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뛰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지태환은 주전센터 고희진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8득점을 올렸고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도 2개씩 기록했다. 경기 후 지태환은 “다른 선수들이 잘해줬고, 나는 그냥 믿고 따랐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신치용 감독은 “태환이는 파워도 있고 신체도 좋다. 경험을 더 쌓는다면 더 모질고 단단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1세트 10-10에서 가빈의 서브 득점 2개로 리드를 잡아나갔다. 이후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고 24-23에서 가빈의 퀵 오픈 공격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더 쉬웠다.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삼성화재는 24-13에서 홍정표의 득점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18-18에서는 가빈의 오픈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으로 연달아 4점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천안=장주영·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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