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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3 설 연휴, 후유증 없이 보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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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평상시처럼 하루 6~7시간 공부

이예지(연세대 치의예과 1)씨는 고2 겨울방학에 설 연휴를 앞두고 생각이 많았다. 고3이 되기 보름 전이라 마냥 쉬려니 불안하고, 공부를 하자니 방해 요인이 많아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웠다. “이전 명절을 돌이켜 봐도 가족들과 친인척 집을 방문하고, 손님들이 집에 오고 가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명절은 의욕만 앞서 덤비기엔 환경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이씨는 “학습 계획을 무리하게 세웠다가 지키지 못하면 죄책감만 생겨 연휴가 끝난 후에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이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씨는 취약 과목인 과탐을 복습하며 평상시처럼 연휴를 보냈다. 욕심을 내기보다 약간 쉰다는 기분으로 TV나 인터넷 등의 유혹에만 빠지지 않는 것에 목표를 뒀다. 대신 하루 1~2시간은 반드시 공부할 시간을 확보해 ‘연휴 때 공부를 했다’는 데만 의의를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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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간엔 평소 하던 대로 언어 영역 문학·비문학 3~4지문씩을 풀었다. 수학도 평소대로 하루 몇 문제씩만 풀었다. “명절 연휴처럼 집안이 분주해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땐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수능 언어 영역보다 짧은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TV 등을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느라 환경이 산만할 땐 PMP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새로운 강의보다 그동안 들어왔던 인강을 다시 들었다. 알고 있는 내용에 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씨가 취약하다고 느꼈던 생물과 화학 위주로 반복해 들었다. 이미 들었던 거라 개념만 가볍게 다시 들었다.

친척집을 오가야 하는 설 당일에는 PMP가 도움이 됐다. 이씨의 집인 수원에서 출발해 안성과 천안을 오가는 데 5시간이 걸렸다. 이때 과탐 인강을 내려받아 활용했다. 이동할 땐 인강에 집중하기 더 힘들어 봤던 내용 위주로 복습을 반복했다.

이씨는 이런 방법으로 연휴에도 평상시처럼 하루 6~7시간 학습량을 지켜나갔다. “짧은 연휴였지만 취약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새학기엔 고3이 된다는 부담감으로 조바심을 갖고 공부하기보단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삼을 것”을 제한했다.

작은 목표 이룬 성취감 획득 기회로

서원교(고려대 경영학과 1)씨는 고3이 되던 해 설 연휴 때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각오를 단단히 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고3 수험생이 되기 전에 사탐 과목을 정복하기로 마음 먹고 연휴 동안 사탐 인터넷강좌(인강) 30여 개를 모두 다시 듣기로 했다.

서씨는 연휴 첫날 새벽 5시30분에 눈을 떴다. 그는 ‘고3 수험생활은 고2 겨울방학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선배들이 수능을 치른 11월부터 하루 생활리듬을 수능시험 시간에 맞췄다. 신문을 읽고 언어 영역 문제를 푸는 데 오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후부터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수학 문제를 풀려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농구 게임을 하자는 것이었다.

운동을 하고 샤워까지 했더니 온몸이 나른해졌다. “수능 시험이 오후 6시5분에 끝나니깐 그때까진 버티려고 노력했는데….” 오후 6시10분, 서씨는 결국 잠에 빠졌다. 눈을 뜨니 저녁 8시를 훌쩍 넘었다. 하루 계획을 실천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근·현대사 교과서를 소설책 보듯 읽어 나갔다. 이날 서씨는 국사 한 단원을 공부한 것이 전부였다. 그는 “삼국시대의 주도권 경쟁만이라도 간신히 끝내서 다행”이라며 하루를 마감했다.

둘째 날 아침부터 근·현대사 인강을 듣기 시작했다. 전날 계획한 것을 이루지 못한 점을 자책하며 몰입했다. 설날이라 세배를 드리느라 오후에 여러 친척집을 방문했더니 하루가 금방 지났다. 마지막 날, 서씨는 슬슬 걱정이 됐다. “학원에서 하는 설 연휴 특강을 들으러 간 친구들이 있었는데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 안 갔던 게 살짝 후회됐어요.” 연휴라 공부에 집중할 상황도 아닌 데다 의지도 생각만큼 따르지 못했던 것이다. 서씨는 이날 하루 종일 사탐 인강만 들었다. 목표량은 채웠지만 마음이 급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았다.

설 연휴가 끝나고 서씨는 자기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으로 평상시 리듬을 찾는 데 1~2주가 걸렸다.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목표를 세워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서씨는 “짧은 연휴는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실천하면서 공부했다는 성취감을 얻고 동기를 높이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전문가가 제안하는 예비 고3 설 연휴 이렇게 보내세요

●매일 1~2시간씩 학습, 컨디션 유지: 짧은 연휴 기간에는 많은 분량의 학습을 계획하기보다 하루 1~2시간 학습에만 집중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감안해 30분~1시간 단위로 세분화해 짠다.

●고3 연간 학습 계획 세우기: 고3 때는 수능과 내신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시기별·영역별 강점과 취약점을 파악한 후 학습 계획을 세워둔다.

●취약 과목 중심 학습: 평소 취약한 과목을 중심으로 단기학습전략을 세운다. 영어나 수학 등 주요 과목에서 취약한 단원이나 유형을 중심으로 공부한다. 예컨대 영어 문법이 취약하면 하루 5제씩 20~30문항을 다루면서 문법만 집중해 학습한다.

●복습과 기초 개념 정리: 고1, 2 학습 내용을 복습하면서 기초 개념을 정리한다. 지금까지 정리한 오답노트를 복습하거나 없다면 틀린 문제와 개념을 정리하는 오답노트를 지금부터 만든다.

●장거리 이동 시 영어듣기: 이동할 때 영어듣기 대비를 한다. 장거리 이동 출발 이전에 모의고사 1회분을 푼 뒤 연휴 내내 이동할 때마다 시간을 내 그 1회분을 무한 반복 청취한다. 17문항을 하루에 적어도 두 번 청취한다는 생각으로 나흘 동안 들으면 듣기평가를 공부할 때 청취에 대한 감이 유지된다.

●인터넷 강의로 자투리 시간 활용: 연휴 동안 평소처럼 학습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중력이 필요한 새로운 내용 보다는 알고 있는 내용 위주로 가볍게 복습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이어폰을 꽂고 강의에 집중하거나 이동 중 휴대용기기를 활용해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도움말= 경기도 부천고 허준석(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외국어 강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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