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문 위키피디아 18일 ‘블랙 아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위키피디아가 18일 하루 동안 영문판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알리는 화면.

세계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8일 자정(한국시간 18일 오후 2시)부터 하루 동안 영문판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 상·하원에 상정된 지적재산권보호법안(PIPA)과 온라인도용방지법안(SOPA)에 대한 항의 조치다. 인터넷업체가 해킹·서버 점검 등의 이유가 아니라 시위 차원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소셜뉴스 레딧, 블로그 서비스 보잉보잉 등 수백 개 업체가 서비스 중단(black out) 운동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위키피디아 창립자인 지미 웨일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인터넷 규제 법안이 통과되면 개방성과 무료 이용이란 특성이 무너지고, 웹사이트를 검열하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키피디아는 18일 당일 검은 배경 화면에 관련 법안 정보만 게재할 계획이다. 위키피디아 하루 이용자는 약 2500만 명이다.

 논란이 된 법안은 불법으로 동영상을 게시하는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업체에 대해 접속 차단·서비스 중단 등 강력한 규제 조치를 담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해 10월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대럴 이사 하원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 법안에 찬성할 때까지 청문회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상·하원 청문회는 18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웨일스는 “우리의 목적은 SOPA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라며 서비스 중단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글 측은 “이는 단순한 이목 끌기 목적이 아닌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외침”이라고 했다. 반면 딕 코스토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법안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 나라의 이슈로 글로벌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말했다.

 법안을 지지하는 엔터테인먼트 업체 쪽에서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15일 트위터에 “(저작권) 도적질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위협하는 실리콘밸리와 오바마가 한편”이라고 쓰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다.

민경원 기자

◆온라인도용방지법안(SOPA)·지적재산권보호법안(PIPA)=SOPA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 불법으로 미국 콘텐트를 공급한 업체를 인터넷 검색에서 제외하고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가하는 법안이다. PIPA는 지재권 보호 범위를 해외로 확대해 관련 조항 위반 시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법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