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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 춘절 특수 … 요우커 3만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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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와~.” 17일 오전 10시 춘천시 효자동 춘천시청소년수련관 강당. 춘천지역 고등학교 댄스 동아리 남자 학생들이 슈퍼주니어의 노래 ‘쏘리 쏘리’에 맞춰 율동을 펼치자 한국으로 4박5일간 수학여행을 온 200여 명의 중국 학생은 일제히 환호했다. 노래도 따라 불렀다. 상당수 학생은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이들의 움직임을 빠짐없이 촬영했다. 난징(南京)대 부속 소학교 5학년 양이치(楊逸祺·11)양은 “강원도에 머무는 이틀간 모든 순간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몰려온다.’ 한류 바람을 타고 급증하는 중국 청소년들의 한국 수학여행과 ‘춘절(春節·1월 22~28일)’ 연휴를 활용한 관광객 유치로 경기도와 강원도가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주로 서울과 제주로 한정됐던 중국인의 관광코스가 경기도와 강원도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설인 춘절을 맞아 이들 지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2~3배 늘어난 규모다.

 이들 두 지역에 요우커 진출이 급증한 것은 한류 드라마 촬영지와 비무장지대(DMZ) 관광 외에 서울 못지않은 명품 쇼핑과 피부미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강원도의 경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화천 산천어 축제가 국제적 겨울축제로 유명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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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때문에 경기와 강원 관광업계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여파로 주춤했던 춘절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7일 경기관광공사가 경기지역 7개 주요 호텔과 리조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약 현황에 따르면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 8700여 명이 이들 시설에 머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00여 명을 크게 넘어섰다. 더욱이 이번 주 춘절 관광 예약이 모두 끝나면 각 시설 전체 투숙객은 1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와 여주의 쇼핑 아웃렛과 뷰티타운, DMZ, 용인MBC드라미아를 포함한 한류 드라마 촬영지가 이들의 주요 투어 코스다. 파주 출판단지에는 동시에 300명이 피부관리를 받을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뷰티타운 ‘스킨애니버셔리’가 들어섰다. 황준기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요우커들이 경기도에 1~2일 머물며 1인당 평균 1600달러(약 186만원) 정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원도에도 춘절을 맞아 최대 2만2000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가 도내 14개 주요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예약 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번 춘절 동안 방문하는 중화권(중국·홍콩·대만) 관광객은 2만1650명으로 지난해 1만2850명보다 68% 증가했다. 이들은 스키 또는 스노보드를 즐기고 설악산이나 남이섬을 관광할 예정이다.

 중국 수학여행단도 겨울방학 동안 3500여 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김남수 강원도 한경관광문화국장은 춘절 특수에 대해 “중국 상하이에 관광사무소를 설치해 현지 13개 여행업체와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언론·여행사 초청 팸투어, 눈·스키 홍보캠페인, 수학여행단 교류행사 개최 등 공격적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요우커(遊客)=관광객을 통칭하는 중국어. 국내 관광객은 통상 ‘뤼커(旅客)’라고 부른다. 국내 여행업계에서 통상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을 특정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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